연재를 끝내며
사람이 이 세상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길’과 ‘베풂’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자기가 정하여 걸어가고자 하는 ‘나의 길’을 얻고자 함이겠지요. 그 길은, 남이 좋다고 하는 길이 아니라, 자기가 좋다고 여기는 길입니다. 다시 말해서 자기가 그 길을 아주 즐겁게 걸어갈 수 있는 길이여야 합니다.
나는 심사숙고한 끝에 ‘나의 길’을 ‘시인의 길’로 정했습니다. 누가 무어라고 하든지, 나는 이 길이 즐겁습니다. 춥고 배고프고 고달픈 길이지만, 나는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 아침마다 시상을 떠올리며 산기슭을 산책하는 기쁨을 그 무엇에 비교하겠습니까?
정말이지 제 한 몸만을 위하여 살아간다면 마지막 눈을 감을 때에 그리 큰 보람을 얻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베풂은 돈으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남에게 보내는 따뜻한 말 한마디나 늘 만나는 이웃에게 전하는 미소 하나가 모두 베풂이라고 여겨집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전철을 타고 가다가 무거운 짐을 든 사람을 만날 때에 자리를 양보하는 것까지 모두 베풂이겠지요.
나는 시인이니, 만나는 사람들에게 시집 한 권을 전하는 일이 베풂이 됩니다. 시집 한 권을 우편으로 부치면 ‘고맙다’라는 인사를 듣는 게 참으로 즐겁습니다. 때로는 ‘작품이 좋다.’라고 하는 칭찬을 받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내가 그 큰 베풂에 ‘고맙다.’라는 말을 전합니다. 이로써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습니다. 이게 바로 ‘이 세상을 사는 맛’입니다.
내가 여러 날 동안 밤을 밝히며 공부한 ‘맹자 이야기’가 이제 책으로 묶여서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주위의 여러 사람에게 정성을 다하여 보낼 생각을 하니 절로 콧노래가 나옵니다.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글: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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