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그리고 나무 찾기 85

제12장, 다섯 가지 빛깔은(역: 녹시 김 재 황)

길- 제12장 다섯 가지 빛깔은 다섯 가지 빛깔은 사람에게 눈을 멀게 하고, 다섯 가지 소리는 사람에게 귀를 어둡게 하며, 다섯 가지 맛은 사람에게 입을 어긋나게 한다. 말을 타고 달리며 짐승을 잡는 것은 사람에게 마음을 미치게 만들고, 얻기 어려운 돈은 사람에게 ‘하여 나감’을 거리끼게 만든다. 그러므로 ‘거룩한 이’는 배를 잘되게 하고 눈을 잘되게 하지 않는다. 그 까닭에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갖는다. 五色令人目盲 五音令人耳聾 五味令人口爽. 馳騁田獵令人心發狂 難得之貨令人行妨. 是以聖人爲腹不爲目. 故去彼取此. (오색영인목맹 오음영인이롱 오미영인구상. 치빙전렵영인심발광 난득지화영인행방. 시이성인위복불위목. 고거피취차) [뜻 찾기] ‘영인구상’(令人口爽)에서 ‘상’은 ‘시원하다’ ‘새벽’ ‘밝다’ ‘날이 ..

제11장, 서른 개의 바큇살이(역: 녹시 김 재 황)

길- 제11장 서른 개의 바큇살이 서른 개의 바큇살이 하나의 바퀴통으로 향한다. 그 빔이 마땅하여 수레의 쓰임이 있다. 찰흙을 이겨서 그릇을 만든다. 그 빔이 마땅하여 그릇의 쓰임이 있다. 지게문과 들창을 뚫어서 방을 만든다. 그 빔이 마땅하여 그 방의 쓰임이 있다. 그 까닭에, 있음은 보탬을 삼으려고 하며 없음은 쓰임을 삼으려고 한다. 三十輻共一轂. 當其無 有車之用. 埏埴以爲器. 當其無 有器之用. 鑿戶牖以爲室. 當其無 有室之用. 故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 (삼십폭공일곡. 당기무 유거지용. 연식이위기 당기무 유기지용. 착호유이위실. 당기무 유실지용. 고유지이위리 무지이위용) [뜻 찾기] ‘삼십폭공일곡’(三十輻共一轂)에서 ‘폭’은 수레바퀴의 ‘바큇살’을 나타내고, ‘곡’은 수레바퀴의 ‘바퀴통’을 가리킨다. ..

제10장, 몸과 넋의 지음을 싣고(역: 녹시 김 재 황)

길- 제10장 몸과 넋의 지음을 싣고 몸과 넋의 지음을 싣고 하나를 껴안아서 떠남이 없도록 익숙하게 잘할 수 있는가. 오로지 ‘살아 있는 힘’을 부드러움에 이르게 하여 젖먹이처럼 익숙하게 잘할 수 있는가. 거무레하게 보는 것을 씻어 버림으로써 흠이 없도록 익숙하게 잘할 수 있는가. 나라 사람을 아끼고 나라를 잘 다스려서 쓸데없는 앎이 없도록 익숙하게 잘할 수 있는가. 하늘 문을 여닫아서 암컷이라고 익숙하게 잘할 수 있는가. 아주 뚜렷하고 막힘이 없어서 ‘함’이 없도록 잘할 수 있는가. 낳기도 하고 기르기도 하지만, 낳았다고 가지지 않고 지었다고 기대지 않으며, 어른이라고 해서 이래라저래라하지 않는다. 이를 ‘거무레한 베풂’이라고 일컫는다. 載營魄抱一 能無離乎 專氣致柔 能如嬰兒乎 滌除玄覽 能無疵乎 愛民治國..

제9장, 지니고서도 가득 채우는 것은(역: 녹시 김 재 황)

길- 제9장 지니고서도 가득 채우는 것은 지니고서도 가득 채우는 것은 그것을 그만두느니만 못하다. 두드려서 불린 것을 다시 또 날카롭게 만들면 오래 지키기가 어렵다. 금과 옥이 집에 가득하면 잘 지킬 수 없고, 가진 게 많고 자리가 높아져서 남을 업신여기면 스스로 그 ‘죄가 될 잘못’을 남기게 된다. 일을 이루면 몸이 물러남은 하늘의 길이다. 持而盈之 不如其已 揣而銳之 不可長保. 金玉滿堂 莫之能守 富貴而驕 自遺其咎 功遂身退 天之道 (지이영지 불여기이 췌이예지 불가장보. 금옥만당 막지능수 부귀이교 자유기구 공수신퇴 천지도) [뜻 찾기] ‘지이영지’(持而盈之)에서 ‘지’는 ‘가지다’ ‘지니다’ ‘보존하다’ ‘지키다’ ‘대항하다’ ‘돕다’ ‘믿다’ ‘의지함’ ‘균형이 잡히다’ 등의 뜻을 지닌다. 나는 그중에서..

제8장,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역: 녹시 김 재 황)

길- 제8장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물은 모든 것에게 잘 보탬이 되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뭇사람이 꺼리는 곳에 머무른다. 그 까닭에 길과 거의 가깝다. 앉는 곳은 낮아야(땅=겸양) 좋고 마음은 깊어야 좋으며, 주는 것은 어질어야 좋고 말은 믿음이 있어야 좋으며 본보기는 다스림이 좋아야 하고 일은 익숙하게 잘할 수 있어야 좋으며 움직임은 때가 좋아야 한다. 무릇 오직 다투지 않는다. 그 까닭에 허물이 없다.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居善地 心善淵 與善仁 言善信 正善治 事善能 動善時. 夫唯不爭 故無尤. (상선약수 수선리만물이부쟁 처중인지소오 고기어도. 거선지 심선연 여선인 언선신 정선치 사선능 동선시. 부유부쟁 고무우) [뜻 찾기] ‘상선약수’(上善若..

제7장, 하늘은 멀고 땅은 오래 간다(역: 녹시 김 재 황)

길- 제7장 하늘은 멀고 땅은 오래 간다 하늘은 멀고 땅은 오래 간다. 하늘과 땅이 익숙하게 잘 ‘멀고 오래 갈 수 있는 것’은 그 스스로 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까닭에 아주 익숙하게 잘 길게 살 수 있다. 그러므로 ‘거룩한 이’는 그 몸을 뒤쪽으로 하여 몸이 앞서게 되고 그 몸을 바깥으로 하여 몸이 끝까지 살아서 남을 수 있다. 그 사사로움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그 까닭에 그 사사로움을 익숙하게 잘 이룰 수 있다. 天長地久 天地所以能長且久者 以其不自生. 故能長生 是以聖人後其身而身先 外其身而身存. 非以其無私邪. 故能成其私. (천장지구 천지소이능장차구자 이기부자생. 고능장생 시이성인후기신이신선 외기신이신존. 비이기무사야. 고능성기사) [뜻 찾기] ‘천장지구’(天長地久)에서 일반적으로 ‘장’은 ‘..

제6장, 산골짜기의 검님은 죽지 않으니(역: 녹시 김 재 황)

길- 제6장 산골짜기의 검님은 죽지 않으니 산골짜기의 ‘베풂이 아주 높은 검님’은 죽지 않으니 이를 ‘거무레한 암컷’이라고 일컫는다. ‘거무레한 암컷’의 드나드는 문을 가리켜서 다른 말로는 ‘하늘과 땅의 뿌리’라고 일컫는다. ‘이어지고 다시 또 이어짐’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없는 것 같지도 않아서 써도 괴로워하지 않는다. 谷神不死 是謂玄牝. 玄牝之門 是謂天地根. 綿綿若存 用之不勤. (곡신불사 시위현빈. 현빈지문 시위천지근. 면면약존 용지불근) [뜻 찾기] ‘곡신불사’(谷神不死)에서 ‘곡신’이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곡신’은 ‘산골짜기의 가운데에 아무것도 없는, 즉 무(無)의 골짜기인 낮고 고요하며 빈 곳의 신령스러운 존재’라고 한다. 이는, 왕필(王弼)의 풀이이다. 그러나 나는 이를 ‘산골짜기의 베풂..

제5장,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아서(역: 녹시 김 재 황)

길- 제5장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아서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아서 모든 것으로써 ‘말린 풀 강아지’를 삼고, ‘거룩한 이’는 어질지 않아서 모든 사람으로 ‘말린 풀 강아지’를 삼는다. 하늘과 땅 사이는 마치 풀무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텅 비어 있는데 다함이 없고, 움직이고 있는데 더함이 나타난다. 말이 많으면 자주 막히게 되니 마음을 지키느니만 못하다.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聖人不仁 以百姓爲芻狗. 天地之間 其猶橐籥乎! 虛而不屈 動而愈出. 多言數窮 不如守中 (천지불인 이만물위추구 성인불인 이백성위추구. 천지지간 기유탁약호! 허이불굴 동이유출. 다언삭궁 불여수중) [뜻 찾기] ‘위추구’(爲芻狗)에서 ‘추구’를, ‘왕필’(王弼)은 ‘추’와 ‘구’로 보았다. 즉, ‘추’는 ‘꼴’ ‘말린 풀’ ‘마소의 먹을거리’..

제4장, 길은 빈 그릇이다(역: 녹시 김 재 황)

길- 제4장 길은 빈 그릇이다 길은 빈 그릇이다. 다시 말하자면, 쓸 수 있고 늘 차지 않는다. 깊고 멀어서 모든 것의 으뜸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 그 날카로움을 꺾고 그 엉클어짐을 풀며 그 빛을 부드럽게 하여 그 티끌과 함께하니 그 맑음이 늘 있는 것 같다. 나는 누구의 아들인지 알지 못한다. 하느님의 앞인 것 같다. 道冲 而用之 或不盈 淵兮 似萬物之宗. 挫其銳 解其紛 和其光 同其塵 湛兮 似或存. 吾不知誰之子 象帝之先 (도충 이용지 혹불영 연혜 사만물지종. 좌기예 해기분 화기광 동기진 담혜 사혹존. 오부지수지자 상제지선) [뜻 찾기] ‘도충’(道冲)에서 ‘충’은 ‘충’(沖)의 속자이다. ‘충’은 ‘온화하다’ ‘비다’ ‘공허함’ ‘사이’ ‘조화되다’ ‘이르다’ ‘도달함’ ‘오르다’ ‘어리다’ ‘빈 그릇..

제3장, 낫다는 것을 높이지 않으면(역: 녹시 김 재 황)

길- 제3장 낫다는 것을 높이지 않으면 낫다는 것을 높이지 않으면 나라 사람이 다투지 않게 되고, 얻기 어려운 돈을 빼어나게 여기지 않으면 나라 사람이 도둑질하지 않게 되며, ‘하고자 할 만한 것’을 보이지 않으면 나라 사람의 마음이 어지러워지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거룩한 이’의 다스림은, 그 마음을 텅 비게 만들고 그 배를 부르게 만들며 그 뜻함을 여리게 하고 그 뼈대를 굳세게 한다. 늘 나라 사람이 쓸데없는 ‘앎’을 없게 하고 부질없는 ‘하고자 함’을 없게 하며, 무릇 ‘슬기로운 사람’이 있을지라도 함부로 나서지 못하게 한다. ‘함이 없음’을 하면 마침내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 없게 된다. 不尙賢 使民不爭 不貴難得之貨 使民不爲盜 不見可欲 使民心不亂. 是以聖人之治 虛其心 實其腹 弱其志 强其骨. 常使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