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419

굼벙이 매암이 되야/ 작가 미상

336. 굼벙이 매암이 되야/ 작가 미상 [원본] 굼벙이 매암이 되야 나래도처 나라올나 노프나 노픈 남게 소래난 됴커니와 그 우희 거믜줄이시니 그를 조심하여라. [역본] 굼벵이가 매미 되어 날개 돋아 날아올라 높고 높은 나무에서 내는 소리 좋지마는 그 위에 거미줄 있으니 그 조심을 꼭 해라. [감상] 초장을 본다. 굼벵이가 매미가 되는 일은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주 긴 세월을 굼벵이는 땅 속에서 지낸 다음에 날개를 얻고 매미가 된다. 땅 속의 어두운 곳에서 저 넓은 하늘로 날아오르는 일! 이는 극과 극이다. 게다가 몇 년 동안의 긴 세월을 어둠 속에서 견디고 매미가 되지만 매미는 고작 20일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다. 어둠의 긴 세월에 비하여 밝은 영광의 기간이 너무 잛다. 중장으로 간다. 높은 ..

今年 열 두 달을/ 작가 미상

335. 今年 열 두 달을/ 작가 미상 [원본] 今年 열 두 달을 다 보내는 忘年會라 한 잔 술 한 곡조식 시름 안과 전송 하세 日後난 시름 업스니 所願대로 (하리라.) [역본] 올해 지닌 열두 달을 다 보내는 송년회라 한 잔 술에 한 곡조씩 시름 안겨 잘 보내세 그 후엔 시름 없으니 바란 대로 하겠다. [감상] 초장을 본다. ‘금년’은 ‘지금 살고 있는 이 해’를 말한다. 즉, ‘올해’이다. 열두 달이 다 가고 마지막 날만 남았다. ‘망년회’는 ‘연말에 한 해를 보내며 그 해의 온갖 괴로움을 잊자는 뜻으로 베푸는 모임’을 가리킨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만 하여도 ‘망년회’는 꼭 있었다. 그러나 그 후에 ‘망년회’는 ‘송년 모임’이라든가 ‘송년회’로 그 이름이 바뀌었다. 그 이름이 순화되었다고나 할까..

琴歌는 律之聖이라/ 작가 미상

새 고시조 감상 111 334. 琴歌는 律之聖이라/ 작가 미상 [원본] 琴歌는 律之聖이라 그 쇼래 閑暇하다 榮辱 시름이 가노라 下直한다 아마도 誼鬱通靈허기은 이 뿐인가 하노라. [역본] 거문고는 운율 으뜸 그 소리는 느긋하다 영화 욕됨 나온 근심 떠난다고 인사한다 마음 넋 밝고 맑게 되기는 이뿐인가 여긴다. [감상] 초장을 본다. ‘금가는 율지성이라’는 ‘거문고 가락은 운율 중에 으뜸이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한가’는 ‘겨를이 생겨서 여유가 있다.’라는 말이다. 나는 이를 소리걸음에 알맞도록 ‘느긋하다.’로 풀었다. 정말이지, 거문고 가락을 들으면 그 안에 잠겨서 느긋함을 얻는다. 그러니 누가 거문고 소리를 싫어하겠는가. 특히 선비라면 이를 아끼고 사랑한다. 중장으로 간다. ‘영욕 시름이’는 ‘영화와..

글을 하쟈하니/ 작가 미상

330. 글을 하쟈하니/ 작가 미상 [원본] 글을 하쟈하니 인간식자 우환시오 활을 소자하니 내지병자 시흉기라 두어라 유유음자 유기명이니 단원장취 하리라. [역본] 글공부를 하자 하니 처음부터 근심이고 화살을 쏘자 하니 전쟁이란 흉악하다 이름은 술 마시던 이 남기니 취한 채로 안 깨리. [감상] 초장을 본다. 북송(北宋)의 동파(東坡) 소식(蘇軾)의 한시에서 왔다. 즉, ‘석창서취묵당’(石蒼舒醉墨堂)이라는 시의 첫 구절인 ‘인생식자우환시’(人生識字憂患始- 인생은 글자를 배울 때부터 근심이 시작되니) ‘성명조기가이휴’(姓名粗記可以休- 이름이나 대충 쓸 줄 알면 그만 둘 일이다.)를 말한다. 중장을 본다. 당나라 이백(李白)의 당시(唐詩) ‘전성남’(戰城南- 성남에서 싸우다)의 마지막 구절을 본다. 즉, ‘내..

그리고 思慕하던/ 작가 미상

329. 그리고 思慕하던/ 작가 미상 [원본] 그리고 思慕하던 우리 님을 夢中에 잠간 밋나 지난 懷抱 屑話하며 다시 離別 마잣더니 야속한 고 원슈의 自鳴鐘 (크게 울어 깨웠네.) [역본] 그리고 또 그리던 우리 임을 꿈에 만나 지는 정을 수다 떨며 다시 끊음 말쟀더니 야속한 고 울음 시계가 원수처럼 깨웠네. [감상] 초장을 본다. ‘사모’는 ‘마음에 두고 애틋하게 생각하며 그리워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또한 ‘그리워함’이기에 초장의 앞 구(句)를 ‘그리고 또 그리던’이라고 풀었다. 그라고 ‘몽중에’는 ‘꿈 속에’라는 말이다. 그런데 ‘잠간’이라는 말이 왜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필요없는 말이라고 생각되어 풀이에서 생략하였다. 중장으로 간다. ‘지는 회포’는 ‘마음 속에 품은 생각이나 정이 없어져 가다...

어른쟈 나뷔야/ 작가 미상

328. 어른쟈 나뷔야/ 작가 미상 [원본] 어른쟈 나뷔야 에어론쟈 범나비야 어이한 나븨완대 백화향의 춤추난고나 우리도 남의 님 거러두고 춤추어 볼가 하노라. [역본] 얼싸 좋다 저 니비야 얼씨구나 범나비야 어떠한 나비기에 온 꽃 향에 춤을 추냐 우리도 남의 임과 맺고 춤춰 볼까 한다네. [감상] 초장을 본다. 다른 작품에서 보았던 눈에 익은 말들이 보인다. 고시조는 좋다고 여기는 소리마디(音節)이 습관적으로 잘 끌어다가 썼다. 그걸 무어라고 하겠는가. 그것도 한 재미니 탓할 수가 없다. ‘어론쟈’은 ‘얼싸’라는 뜻인데, 초장의 첫 소리걸음(音步)부터 2 소리마디로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좋다’를 넣어서 4 소리마디로 만들었다. 그리고 ‘나비야’ 앞에도 ‘저’를 넣어서 앞 구(句)를 4,4조(調)로 했..

글을 하쟈하니/ 작가 미상

230. 글을 하쟈하니/ 작가 미상 [원본] 글을 하쟈하니 인간식자 우환시오 활을 소자하니 내지병쟤 시흉그라 두어라 유유음쟤 뉴기명이니 단원장취 하리라. [역본] 글공부를 하자 하니 처음부터 근심이고 화살을 쏘자 하니 전쟁이란 흉악하다 이름은 술 마시던 이 남기니 취한 채로 안 깨리. [감상] 초장을 본다. 북송(北宋)의 동파(東坡) 소식(蘇軾)의 한시에서 왔다. 즉, ‘석창서취묵당’(石蒼舒醉墨堂)이라는 시의 첫 구절인 ‘인생식자우환시’(人生識字憂患始- 인생은 글자를 배울 때부터 근심이 시작되니) ‘성명조기가이휴’(姓名粗記可以休- 이름이나 대충 쓸 줄 알면 그만 둘 일이다.)를 말한다. 중장을 본다. 당나라 이백(李白)의 당시(唐詩) ‘전성남’(戰城南- 성남에서 싸우다)의 마지막 구절을 본다. 즉, ‘내..

그리고 思慕하던/ 작가 미상

229. 그리고 思慕하던/ 작가 미상 [원본] 그리고 思慕하던 우리 님을 夢中에 잠간 밋나 지난 懷抱 屑話하며 다시 離別 마잣더니 야속한 고 원슈의 自鳴鐘 (크게 울어 깨웠네.) [역본] 그리고 또 그리던 우리 임을 꿈에 만나 지는 정을 수다 떨며 다시 끊음 말쟀더니 야속한 고 울음 시계가 원수처럼 깨웠네. [감상] 초장을 본다. ‘사모’는 ‘마음에 두고 애틋하게 생각하며 그리워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또한 ‘그리워함’이기에 초장의 앞 구(句)를 ‘그리고 또 그리던’이라고 풀었다. 그라고 ‘몽중에’는 ‘꿈 속에’라는 말이다. 그런데 ‘잠간’이라는 말이 왜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필요없는 말이라고 생각되어 풀이에서 생략하였다. 중장으로 간다. ‘지는 회포’는 ‘마음 속에 품은 생각이나 정이 없어져 가다...

어른쟈 나뷔야/ 작가 미상

228. 어른쟈 나뷔야/ 작가 미상 [원본] 어른쟈 나뷔야 에어론쟈 범나비야 어이한 나븨완대 백화향의 춤추난고나 우리도 남의 님 거러두고 춤추어 볼가 하노라. [역본] 얼싸 좋다 저 니비야 얼씨구나 범나비야 어떠한 나비기에 온 꽃 향에 춤을 추냐 우리도 남의 임과 맺고 춤춰 볼까 한다네. [감상] 초장을 본다. 다른 작품에서 보았던 눈에 익은 말들이 보인다. 고시조는 좋다고 여기는 소리마디(音節)이 습관적으로 잘 끌어다가 썼다. 그걸 무어라고 하겠는가. 그것도 한 재미니 탓할 수가 없다. ‘어론쟈’은 ‘얼싸’라는 뜻인데, 초장의 첫 소리걸음(音步)부터 2 소리마디로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좋다’를 넣어서 4 소리마디로 만들었다. 그리고 ‘나비야’ 앞에도 ‘저’를 넣어서 앞 구(句)를 4,4조(調)로 했..

어론쟈 너출이야/ 작가 미상

327. 어론쟈 너출이야/ 작가 미상 [원본] 어론쟈 너출이야 에어론쟈 박너출이야 어인 너출이완대 담을 너머 손을 주노 어론님 이리로셔 져리로 갈제 손을 쥬려 하노라. [역본] 얼싸 좋다 여기 덩굴 얼씨구나 저 박 덩굴 이 덩굴 뭣이기에 담을 넘어 손을 주나 내 임이 여기서 저기로 갈 때 손 주려고 한다네. [감상] 초장을 본다. ’어론쟈‘는 ’얼싸‘ 정도로 풀이된다. ’너출‘은 ’너추리‘로 ’넌출‘인데, 우링에게는 ’덩굴‘이 더 친밀감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를 골랐다. ’너출‘은 ’길게 뻗어나가 늘어진 식물 줄기‘를 말는데, 등의 줄기나 대래의 줄기 및 칡의 줄기 따위를 일컫는다. 그리고 ’에어론쟈‘는 ’얼씨구나‘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니까 ’박너출‘은 ’박의 덩굴‘이다. 중장을 본다. ’너출이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