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419

仁義로 그물 매자/ 작가 미상

305. 仁義로 그물 매자/ 작가 미상 [원본] 仁義로 그물 매자 楚漢乾坤 후려내니 하나흔 張良이오 또 하나흔 韓信이라 아마도 불절양도는 蕭何련가 (하노라) [역본] 인과 의로 그물 맺어 초한 전쟁 후렸으니 한 사람은 장량이고 또 한 이는 한신인데 아마도 군량 안 끊김은 소하라고 여긴다. [감상] 초장으로 간다. ‘인의’는 ‘어짊과 의로움’이다. 그리고 ‘초한간곤’은 ‘중국 진나라가 멸망 후에 한나라와 초나라가 천하를 놓고 다툴 때’를 의미한다. ‘후려내니’에서 ‘후리다.’는 ‘갑자기 쳐서 빼앗다.’라는 말이다. 중장으로 간다. ‘장량’은 ‘한나라의 재상’인데, 명참모를 의미하는 ‘장자방’의 주인공이다. 항우에게 세력이 밀리던 유방을 도와서 그가 함양을 돌파하게 하고, 홍문의 연에서 유방의 목숨을 구하는..

一生에 恨하기를/ 작가 미상

304. 一生에 恨하기를/ 작가 미상 [원본] 一生에 恨하기를 唐御史 杜牧之를 十年功名이 긔 무엇이 關係콴듸 綠葉에 子滿枝하도록 가고 안이 오는이. [역본] 한 삶에 억울하길 당의 사람 그 두목을 십년 간을 이름 남이 그게 무엇 얽힘 있어 출가해 자녀 많도록 가고 아니 오는가. [감상] 초장을 본다. ‘일생’은 ‘한 삶’으로 풀었다. 그리고 ‘한하기를’을 ‘억울하길’로 풀이하였다. ‘당어사’는 ‘관직’인 것 같고, ‘두목지’는 ‘당나라 두목(杜牧)’을 말하는데, 이 사람은 자(字)가 ‘목지’이고 시를 잘 지었다. 그는 ‘취과양주 귤만거’(醉過楊州 橘滿車)라는 고사를 남겼다. 말하자면 여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는 말이다. 중장으로 간다. ‘십년공명’을 ‘십년이나 이름 남이’로 보았다. 그런데 여기에서 ..

日暮황혼되여/ 작가 미상

303. 日暮황혼되여/ 작가 미상 [원본] 日暮황혼되여 天地 아득 寂寞이라 괴롭다 져 杜鵑아 不如歸라 우지마라 아모리 피나게 운들 쓸대 무삼 하리요. [역본] 저물 무렵 어둑할 때 세상 아득 그 쓸쓸함 괴롭다 두견이야 못 간다고 울지 마라 아무리 피나게 울어 본들 무슨 쓸 데 있겠냐. [감상] 초장을 본다. ‘일모황혼되여’는 ‘해가 저물어서 어스름해질 때’ 또는 ‘그때의 어스름한 빛’ 등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리고 ‘천지’는 ‘하늘과 땅’인데, 나는 그저 ‘세상’이라고 풀었다. ‘적막’은 ‘고요하고 쓸쓸함’이나 ‘의지할 데 없이 외로움’을 가리키는 말이다. 저물 녘이라 마음에 쓸쓸함이 감돈다는 이야기이다. 중장으로 간다. 여기에서 말하는 두견이는 ‘두견이과 새’를 가리킨다. 그러나 ‘소쩍새’는 올빼미과에..

一飽食도 數 잇거든/ 작가 미상

302. 一飽食도 數 잇거든/ 작가 미상 [원본] 一飽食도 數 잇거든 分外事를 바랄소냐 못될 일 하려하면 반다시 敗하나니 害잇고 無益한 일을 하올 줄이 잇시랴. [역본] 배부르기 몇 번 안 돼 분수 밖을 바라겠나 안 될 일을 하려니까 그게 꼭꼭 망하느니 일이야 해롭고 보탬 없으면 할 까닭이 있을까. [감상] 초장을 본다. ‘일포식’은 ‘한 께 배불리 먹음’을 나타낸다. 그리고 ‘수 잇거든’은 ‘몇 번 안 되는데’라는 말이다. 또, ‘분외사’는 ‘분수 바의 일’이다. 한 끼 배불리 먹음도 몇 번밖에 안 되는데 왜 분수 밖의 일을 바라겠느냐는 말이다. 사람은 모름지기 바랄 일을 바라야 한다. 중장으로 간다. ‘못될 일’은 ‘하면 안 되는 일’로 보아야 한다. ‘패하느니’는 ‘망하느니’라고 나는 본다. 해서는..

殘日은 有意窺紗窓하고/ 작자 미상

301. 殘日은 有意窺紗窓하고/ 작자 미상 [원본] 殘日은 有意窺紗窓하고 落花은 無情撲羅帷라 寂寂重門掩하고 綃帳獨徘徊할 제 可憐하다 저 孀婦의 情況 [역본] 지는 볕 엿본 창에 비단 휘장 때린 꽃잎 쓸쓸히 중문 닫고 막 안 홀로 서성댈 때 가엽고 불쌍하구나 청상 과부 딱한 처지. [감상] 초장을 본다. ‘잔일’은 ‘殘陽’인데, ‘해질 무렵의 볕’이란 말이다. 그래서 ‘잔일은 유의규사창하고’는 ‘남은 해는 뜻이 있어 사창을 엿보고’란 뜻이다. 그리고 ‘낙화은 무정박나유라’는 ‘떨어지는 꽃잎은 무정하게 비단 휘장을 때린다.’라는 말이다. 지는 볕은 어차피 사창을 비치고 간다. 그걸 시적(詩的)으로 ‘엿본다.’라고 표현했다. 그런가 하면, 시들어서 떨어지는 꽃잎은 비단 휘장을 때린다. 이 또한 ‘때린다.’도 ..

잇자하니 情 아니요/ 작가 미상

300. 잇자하니 情 아니요/ 작가 미상 [원본] 잇자하니 情 아니요 못 이지니 病이로다 長歎息 한 쇼래에 속 석은 물 눈에 가득 丁寧이 나혼자 이럴진대 석여 무삼 하리요. [역본] 잊으려니 정 아니고 못 잊으니 병이구나 긴 한숨 한 자락에 물 된 맘이 눈에 가득 정말로 나만 이렇다면 속 썩여서 뭐 할까. [감상] 초장으로 간다. ‘잊자 하니 정 아니요’는 ‘정이라면 결코 잊을 수가 없다.’라는 말이다. 정인데 어찌 잊는다는 말인가? 만약에 잊을 수가 있다면 그건 정이 아니라 장난이었을 것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장난’은 ‘실없이 하는 일’이나 ‘남몰래 하는 못된 짓’을 말한다. 그리고 정이기에 못 잊으니 그게 병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중장으로 간다. ‘장탄식’은 ‘긴 한숨을 지으며 깊이 탄식하는 ..

자다가 깨다라니/ 작가 미상

299. 자다가 깨다라니/ 작가 미상 [원본] 자다가 깨다라니 窓밧긔 아해왓다 不老草 왓사오니 혜실가 마라실가 그 아해 蓬萊山 아해로다 슈고로이 왔도다. [역본] 자다가 알게 되니 창문 밖에 아이 왔다 불로초 가져오니 셈하실까 안 하실까 그 아인 봉래산 사니 힘이 들게 왔겠군. [감상] 초장을 본다. ‘깨다라니’는 ‘깨달으니’ 또는 ‘알게 되니’ 등의 뜻이라고 한다. 나는 이를 뒤의 것으로 골랐다. 아마도 자다가 창 밖에 인기척이 나서 보니 아이가 하나 와 있었는가 보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초장으로 삼았다. 중장을 본다. ‘불로초’는 ‘먹으면 늙지 않는다는 신기한 약초’이다. ‘왓사오니’는 ‘가져왔다.’라는 뜻으로 보았다. ‘혜실가 마라실가’라는 말은 ‘셈하실까 안 하실까.’라는 뜻이라고 본다. 물론,..

長生術 거즛말이/ 작가 미상

298. 長生術 거즛말이/ 작가 미상 [원본] 長生術 거즛말이 不死藥을 제 뉘 본고 秦皇塚 漢武陵에 暮煙秋草 뿐이로다 人生이 一場春夢이라 아니 놀고 어이리. [역본] 장수 술은 거짓말이 장수 약을 누가 봤나 진황 한무 그 무덤에 가을 풀과 저녁 연기 우리 삶 짧은 봄꿈이니 아니 놀고 어쩌리. [감상] 초장을 본다. ‘장생술’은 ‘오래 살게 하는 도술’을 가리킨다. 그리고 ‘불사약’은 ‘먹으면 죽지 않고 오래 살 수 있다는 약’을 나타낸다. 장생술이 거짓말인 것은 불사약이 없다는 사실로 미루어서 알 수 있다는 말이다. 불사약을 본 사람이 없으니, 장생술을 어찌 믿겠는가. 그 모두가 사람이 간절히 바라는 일이기에 그런 거짓말이 생겼으리라고 본다. 중장을 본다. ‘진황총’은 ‘중국 진시황의 무덤’을 말한다. ..

저 盞에 술이고라사니/ 작가 미상

297. 저 盞에 술이고라사니/ 작가 미상 [원본] 저 盞에 술이고라사니 劉伶이와 마시도다 두렷한 달이 이즈러시니 李白이와 깻치도다 나문 술 나문 달 가지고 翫月長醉 하오리라. [역본] 저 잔에 술 좀 비니 유령이 와 마셨더군 둥근 달 눌렸으니 시선이 와 그랬더군 즐겁게 남은 술 남은 달 그걸 갖고 놀겠다. [감상] 초장을 본다. ‘고라시니’는 ‘조금 비다.’라는 뜻이다. ‘누군가 와서 잔에 들어 있던 술을 먹었기에 전보다 조금 비어 있다.’라는 말이다. 누가 와서 마셨는가? 바로 ‘유령’이라는 그 사람인 것 같다. ‘유령’은 ‘중국 서진의 사상가’인데, 죽림칠현의 한 사람이다. 술을 꽤나 좋아한 사람이었던 듯싶다. 중장으로 간다. ‘두렷한’은 ‘둥근’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즈러시니’는 ‘이즈러졌으니..

져 건너 져 뫼흘 보니/ 작가 미상

296. 져 건너 져 뫼흘 보니/ 작가 미상 [원본] 져 건너 져 뫼흘 보니 눈 와사니 다 희거다 져 눈곳 노그면 프른 빗치 되련마난 희온 後 못검난 거슨 白髮인가 하노라. [역본] 저 건너 저 산 보니 눈이 와서 다 희구나 저 눈만 녹고 나면 푸른 빛이 되겠는데 흰 후에 못 검게 되는 건 흰머린가 한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고어로 ‘뫼’는 ‘산’을 가리키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고어로 ‘뫼’라고 하면, ‘높은 어른의 끼니 음식’을 나타내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문맥상으로 보아서 ‘산’을 이른다. 산을 보니 눈이 내려서 흰 빛을 띠고 있다. 그 모습이 머리 하얀 늙은이의 모습처럼 보일 때가 많다. 어릴 때는 그 광경이 의젓함과 느긋함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중장을 본다. 그러나 작가는 눈이 내려서 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