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419

져멋고쟈 져멋고쟈/ 작가 미상

295. 져멋고쟈 져멋고쟈/ 작가 미상 [원본] 져멋고쟈 져멋고쟈 열다섯만 져멋고쟈 어엿분 얼고리 냇가에 섯는 수양버드나모 광대등걸이 되연제고 우리도 소년행락이 어제론듯 하여라. [역본] 젊었으면 젊었으면 열다섯만 젊었으면 예뻤던 내 얼굴이 나뭇등걸 되었구나 우리도 젊은 즐거움을 어제인 듯 느낀다. [감상] 초장을 본다. ‘져멋고쟈’에서 ‘~고쟈’는 ‘~고자’인데, ‘어떤 행동을 할 의도나 욕망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어미’라고 본다. 그래서 나는 ‘~으면’이라고 풀었다. ‘열다섯만’은 ‘열다섯 살만’을 줄인 표현이다. 열다섯 살이 아니라, 열 살이라도 젊어진다면 해볼 일이 너무나 많다. 하기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시기라는 말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꼭 해야 될 일이 있다면 늦었다고 생각..

地僻名山景 됴흔 대/ 작가 미상

294. 地僻名山景 됴흔 대/ 작가 미상 [원본] 地僻名山景 됴흔 대 草廬三間 지어 두고 三尺琴 一杯酒로 繁誤를 이저시니 白鷗도 閑翁을 爲하야 오락가락 하더라. [역본] 외진 곳 좋은 터에 작은 초가 지어 두고 거문고와 한 잔 술로 질못된 일 잊었으니 저 새도 호젓한 늙은일 벗을 삼아 노닌다. [감상] 초장을 본다. ‘지벽’은 ‘위치가 아주 외떨어지고 구석진 곳’을 가리킨다. 그리고 ‘명산경 됴흔 대’는 ‘이름난 산의 경치가 좋은 곳에’라는 뜻이다. 또, ‘초려삼간’은 ‘세 칸짜리 초가집’을 이르는 말이다. 터를 잡기를 우선은 외진 곳을 찾았고 그 다음은 경치가 좋은 곳을 골랐다. 그리고 집은 작게 초가집을 지었다. 중장으로 간다. 아무리 깊숙한 시골이라고 하여도 선비라면 꼭 갖추어야 할 게 있다. 그게..

樽酒相逢十載前에/ 작가 미상

293. 樽酒相逢十載前에/ 작가 미상 [원본] 樽酒相逢十載前에 君爲丈夫我少年이 樽酒相逢十年後에 我爲丈夫君白髮이라 我丈夫 君白髮하니 그를 슬허 하노라. [역본] 십년 전에 술 마실 때 그대와 난 장부 소년 십년 후에 술 마시자니 나와 그댄 장부 백발 난 장부 그댄 백발이라 슬픈 마음 지닌다. [감상] 초장을 본다. ‘樽酒相逢十載前에’는 ‘십년 전에 서로 만나 동이재로 술 마실 적에’라는 뜻이다. 그리고 ‘君爲丈夫我少年이’는 ‘그대는 장부였고 나는 소년이었는데 ’라는 말이다. 두 사람은 나이 차이가 좀 있는 사이였던 듯싶다. 예전에도 10년 정도 차이라면 벗하고 지낼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렇고 보면, 문맥이 좀 통한다. 중장으로 간다. ‘樽酒相逢十年後에’는 ‘십년 후에 다시 만나 동이재로 술 마실 때..

金樽에 酒滴聲과/ 작가 미상

292. 金樽에 酒滴聲과/ 작가 미상 [원본] 金樽에 酒滴聲과 玉女의 解裙聲이 兩聲之中에 어내 소래 더 됴흐니 아마도 月沈三更에 解裙聲이 더 됴왜라. [역본] 술독에 젓는 소리, 고운 여인 벗는 소리 두 소리 그 중에서 어느 소리 더 좋은가 아마도 달 자는 밤에 벗는 소리 더 좋아. [감상] 초장을 본다. ‘금준’은 ‘술통’이다. 그대로 썼다. ‘주적성’은 ‘술통에 술 거르는 소리’이다. 이 또한 앞의 구(句)를 3,4조(調)로 하기 위해 ‘젓는 소리’로 풀었다. 술을 거르려면 저어야 하기 때문이다. ‘옥녀’는 ‘옥같이 깨끗한 여인’을 말한다. 그리고 ‘해군성’은 ‘치마 벗는 소리’이다. 그래서 뒤의 구(구)를 4,4조(調)로 하기 위해 ‘고운 여인벗는 소리’로 했다. 구태여 ‘치마’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金樽에 술을 부어/ 작가 미상

291. 金樽에 술을 부어/ 작가 미상 [원본] 金樽에 술을 부어 玉手로 相勸하니 슐맛도 죠커니와 勸허는 任이 더욱 죳타 아마도 美酒美行은 너뿐인가 (하노라.) [역본] 금 통에 술을 부어 옥 손으로 권하는데 술맛도 좋겠지만 권하는 임 더욱 좋다 아마도 좋은 술 함께는 너뿐인가 여긴다. [감상] 초장을 본다. ‘금준’은 ‘좋은 술통’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나 나는 글자 그대로 ‘금 통’이라고 풀었다. 그래야 3,4조(調)로 앞 구(句)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옥수’는 ‘아름다운 손’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렇지만 이 또한 앞과 마찬가지로 글자 그대로 풀었다. 그래야 소리걸음을 4음절로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상권’은 ‘서로 권한다.’라는 뜻이지만 그냥 권한다라고 했다. 그래야 중장과도 맥이 통..

金烏玉兎들아/ 작가 미상

290. 金烏玉兎들아/ 작가 미상 [원본] 金烏玉兎들아 뉘 너를 쫏니관대 九萬里長天에 허위허위 단이난다 이 後란 十里에 한번식 쉬염쉬염 니거라. [역본] 금빛 해와 옥빛 달아 누가 너희 쫓는 거냐 멀고먼 그 하늘에 걸음 겹게 다니는가 이 후엔 십 리에 한 번씩 가끔 쉬며 다녀라. [감상] 초장을 본다. ‘금오옥토’는 ‘금빛 까마귀와 옥빛 토끼’를 말하는데, 이는 ‘해와 달’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이를 택했다. 해에는 까마귀가 있고, 달에는 토끼가 산다고 하였던가. 그런데 해와 달은 가만히 있지 않고 부지런히 가고 있다. 그러니 누가 쫒지 않는다면 그리 도망치듯 갈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말이다. 중장으로 간다. ‘구만리장천’은 ‘멀고먼 하늘’을 가리킨다. 그리고 ‘허위허위’는 ‘힘겨운 걸음걸이로..

金爐에 香盡하고/ 작가 미상

289. 金爐에 香盡하고/ 작가 미상 [원본] 金爐에 香盡하고 五更月落 三黃夜에 夢中相逢 輾轉反側 뿐니오라 지금에 生不見夢不醒하니 그을 셜워(하노라). [역본] 금향로에 향 다 타고 달 기울며 새는 밤에 꿈에 만남 갖자더니 뒤척이는 일뿐이라 지금에 못 보는 삶과 꿈 그게 모두 슬프다. [감상] 초장을 본다. ‘금로에 향진하고’는 ‘금으로 장식한 향로에 향은 다 타 버리고’라는 말이다. 그리고 ‘우경월락 삼황야에’는 ‘새벽 녘에 달은 지고 밤이 새어 오는데’라는 뜻이다. ‘오경’은 ‘하룻밤을 다섯 부분으로 나누었을 때맨 마지막 부분’을 일컫는데, 새벽 3시에서 5시 사이이다. 그리고 ‘삼황’은 ‘노랑색과 주황색과 적황색의 세 기지 빛깔’이다. 이는, ‘새벽의 아름다운 기운’을 뜻한다고 한다. 중장으로 간다..

綺窓아래 피온 꼿치/ 작가 미상

288. 綺窓아래 피온 꼿치/ 작가 미상 [원본] 綺窓아래 피온 꼿치 어제 픤가 그제 픤가 날 보고 반겨 픤가 이슬에 졀노 픤가 아마도 졀노 픤 꼿치니 이우도록 보리라. [역본] 깁 창 아래 피운 꽃이 어제 폈나 그제 폈나 날 보고 반겨 폈나 이슬 먹고 절로 폈나 아마도 절로 핀 꽃 같으니 시들도록 보겠다. [감상] 초장을 본다. ‘기창’은 ‘사창’을 말하는데, ‘깁으로 바른 창’이다. 깁으로 발라서 정성껏 매만진 창을 열고 보니 그 아래에 예쁜 꽃이 보인다. 그 꽃은 핀 꽃이 아니라 피운 꽃이다. ‘피었다.’라고 하면 때에 따라 그냥 피는 꽃이라는 의미를 지닌는데, ‘피웠다.’라고 하면 무슨 까닭이 있어서 피었다는 느낌이 든다. 또 그 꽃이 나도 모르게 어제인지 그제인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중장으로 ..

箕山潁水 別乾坤에/ 작가 미상

287. 箕山潁水 別乾坤에/ 작가 미상 [원본] 箕山潁水 別乾坤에 巢父許由 놀아 잇고 赤壁江 秋夜月 蘇子瞻이 놀아 잇다 아마도 三公不換은 此江山인가 (하노라) [역본] 기산 영수 별난 곳에 소부 허유 놀며 살고 적벽강 뜬 온달에 소자첨이 놀고 있다 삼공과 안 바꿀 것은 이 강산인가 한다네. [감상] 초장을 본다. ‘기산 영수’에서 ‘영수’는, 요 임금이 허유에게 보위를 물려주려고 했을 때 그는 귀가 더렵혀졌다고 물에 귀를 씻었는데, 바로 그 물이다. 그리고 ‘기산’은 그 후에 허유가 은거한 산의 이름이다. ‘소부’는 허유처럼 기산에 은거한 사람인데, 영수에서 소에게 물을 먹이려다가 허유의 사연을 듣고 나서 소를 끌고 상류로 올라갔다는 고사가 있다.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별곤건’은 ‘특별한 세계’를 ..

騎司馬 呂馬蕫아/ 작가 미상

286. 騎司馬 呂馬蕫아/ 작가 미상 [원본] 騎司馬 呂馬蕫아 項籍인줄 모로난다 八年干戈에 날 對敵하리 뉘 이스리 오날날 이리 되기는 하날인가 하노라. [역본] 이놈아 여마동아 항우인 줄 모르느냐 팔 년 동안 긴 전쟁에 날 맞설 이 누가 있나 오늘날 이리 되기는 하늘의 뜻 옳도다. [감상] 초장을 본다. ‘기사마’는 ‘군대 직명’이라고 한다. 별로 중요하다고 여겨지지 않아서 내 감정대로 ‘이놈아’라고 했다. ‘여마동’은 ‘중국 초나라와 한나라가 싸을 때 항우의 부하였다가 한나라에 투항하였고, 그 뒤에 항우의 이상착의를 확인해 주어 그를 죽게 한 사람 이름’이다. 그리고 ‘항적’은 ‘항우’를 가리킨다. 항우는, 한나라의 대장군인 항연(項燕)의 손자로 이름이 ‘적’(籍)이고 자(字)가 ‘우’(羽)이다. 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