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조 30편) 4. 활화산의 노래 활화산의 노래 김 재 황 안으로 부글부글 끓는 바윗물이 있어 쓸어도 안 감기는 눈을 가지고 살다가 때로는 엿본 틈으로 솟구치길 한다만. 우리들 가슴에는 불덩이가 담겨 있어 진정 주체하지 못할 뜨거움에 몸을 떨고 가다간 붉은 마그마 뿜어내는 그 신명! 시조 2009.06.24
(다시 시조 30편) 3. 백두산 천지에서 백두산 천지에서 김 재 황 벼르고 또 별러서 겨우 날을 잡았건만 올라가니 짙은 안개 수줍은 듯 덮여 있어 마음을 적셔야 할 곳 찾을 수가 없구나. 까마득한 벼랑 아래 어두움은 엎드리고 가파른 비탈 따라 검은 바위 누웠는데 어쨌든 내가 부르는 이름이야 다만 바람. 두 손을 모은 뜻이 하늘끝에 닿았.. 시조 2009.06.23
(다시 시조 30편) 2. 인헌동 풍경 인헌동 풍경 김 재 황 일시에 하늘 안고 물소리가 쏟아지면 강둑이 무너지듯 맥없이 열리는 먼동 힘차게 또한 하루가 산허리를 내찬다. 밤새운 가로등은 꿈결에 기대 조는데 저마다 일찌감치 눈뜬 다세대주택들 새하얀 까치소리도 머리 위를 스친다. 깔끔히 산자락이 잠자리를 정돈하고 산책을 다녀.. 시조 2009.06.22
(다시 시조 30편) 1. 징검다리 징검다리 김 재 황 밤길을 홀로 걷다가 시린 내와 마주친다, 달빛이 닿을 때면 번득이는 비늘 물결 어디에 징검다리 하나, 놓여 있지 않을까. 가만히 눈을 감고 마음 귀를 활짝 여니 바닥이 얕을수록 여울 소리 더욱 큰데 가슴속 깊은 곳으로 오는 길이 나타난다. 물을 딛으려고 하면 바지를 걷어야 하.. 시조 2009.06.21
워낭소리 워낭소리 김 재 황 울린다, 먼 산 너머 돌밭 가는 워낭소리 꿈결인 양 복사꽃은 피었다가 바로 지고 새벽에 산자락 타면 소 울음도 들린다. 고향 녘 바라보면 그저 착한 그 눈망울 흘러가는 구름 밖에 시린 마음 놓아 두고 슬픈 듯 안쓰러운 듯 소의 눈이 젖는다. 그린다, 멍에 하나 휜 하늘로 얹어 메고 .. 시조 2009.03.22
근하신년 모든 분들에게 새해에는 가내 두루 만복이 깃들기를 바라며 뜻하시는 일도 모두 이루시기 바랍니다. 힘을 돋우는 의미에서 다음과 같이 시조 한 편 보냅니다. 다 음 힘내자, 소의 해엔 김 재 황 울린다, 먼 산 너머 돌밭 가는 워낭소리 꿈결인 양 복사꽃은 피었다가 바로 지고 새벽에 산자락 타면 소 울.. 시조 2008.12.31
내가 좋아하는 시조- 딸과 아빠 딸과 아빠 김 재 황 동무들과 놀고 있던 다섯 살의 어린 딸이 날 보자 달려와서 내 손을 꼬옥 잡으며 “얘들아, 우리 아빠다!” 자랑스레 말했다네. 세상에 내세울 건 하나 없는 나였지만 딸에겐 이 아빠가 으뜸으로 멋졌을까 아주 먼 일이긴 해도 어제인 듯 파랗다네. 지금도 그때 그 일을 가슴 속에 안.. 시조 2008.12.12
내가 좋아하는 시조- 촉고 촉 고數罟 김 재 황 중학교 다닐 적에 치르었던 국어시험 ‘촉고’에 대한 문제가 떡 버티고 앉았는데 그 답을 나는 너무 쉽게 ‘작은 그물’이라 썼다. 아차, 만점을 놓쳤다 정답은 ‘촘촘한 그물’ 선생님은 “참 안 됐다, 안 됐다.”라고 하시며 ‘촉고’가 왜 문제인지 생각하라 이르셨다. 덜 자란 .. 시조 2008.12.10
(자선시조 30편) 30. 농악놀이 농악놀이 김 재 항 열두 발 상모 채가 빈 하늘을 희롱하면 막걸리 한 사발로 온 세상을 열어 놓고 농부들 어둔 가슴에 달로 뜨는 소고 소리. 두 팔로 때린 매에 몸을 떠는 서러운 몸 가난을 깔고 앉은 다북쑥도 여위는데 징 소리 둥글게 새겨 어깨춤만 휘청거린다. 종이꽃 빚어 달고 고개를 숙인 고깔들 .. 시조 2008.11.27
(자선시조 30편) 29. 사금파리 (자선시조 30편) 29. 사금파리 By 녹시 (0점) 2008-10-26 사금파리 김 재 황 스스로 깨어지지 않고는 빛날 수 없지. 그대로 있다는 건, 무디다는 증거일 뿐 지닌 것 작게 부숴야만 번쩍 뜻을 얻는 거야. 하늘은 잠자는 자를 절대 깨우지 않는 법 졸음을 멀리 쫓고 두 눈 별���럼 뜨려면 와장창! 망상을 꾸짖.. 시조 2008.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