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오두막집
김 재 황
날이 저물고 사방이 어두워졌으니
쉴 곳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간절하게 올리는 기도 속에서
어둠 저 편에 오솔길이 나타나고
그 끝에 작은 불빛 한 점이 반짝인다.
간 적 없었어도 작은 오두막집
지친 나그네를 기다리고 있으리니,
낡은 쪽마루에 그분이 앉아 계시리니
서둘러 걸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숲을 지나고 다시 언덕을 넘어서
방울새의 고운 음성이 닿아 있는 산
골짝을 올라서 능선을 타고 걸으며
그분의 둥근 얼굴을 가슴에 안아 본다.
무엇을 선물로 가지고 가야 하나.
내가 지닌 건, 한 대접의 마음뿐
맑은 물소리 곁들여서 들고 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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