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 30편) 5. 기다리는 오두막집

시조시인 2009. 5. 21. 21:55

       기다리는 오두막집


                 김 재 황

 

 



날이 저물고 사방이 어두워졌으니

쉴 곳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간절하게 올리는 기도 속에서

어둠 저 편에 오솔길이 나타나고

그 끝에 작은 불빛 한 점이 반짝인다.

간 적 없었어도 작은 오두막집

지친 나그네를 기다리고 있으리니,

낡은 쪽마루에 그분이 앉아 계시리니

서둘러 걸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숲을 지나고 다시 언덕을 넘어서

방울새의 고운 음성이 닿아 있는 산

골짝을 올라서 능선을 타고 걸으며

그분의 둥근 얼굴을 가슴에 안아 본다.

무엇을 선물로 가지고 가야 하나.

내가 지닌 건, 한 대접의 마음뿐

맑은 물소리 곁들여서 들고 가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