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 30편) 17. 손 씻은 하늘

시조시인 2009. 6. 5. 07:07

        손 씻은 하늘


                                김 재 황

 

 





바위의 움푹 팬 자리에

빗물이 고여 있고,

늙은 소나무가 고달픈 그림자를 뻗어서

그 물에 손을 씻는다.


세상을 안은 눈빛이 잔잔하다.


내 호기심이 소나무께로 다가가서

그 그림자의 손을 잡아당기자,

산의 뿌리까지 힘없이 딸려 올라오고

빈 하늘만 몸을 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