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구름처럼

관악산 산행기(7)

시조시인 2010. 5. 23. 14:50

 

 아, 철쭉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가까이 다가가서 클로즈업으로 한 장 사진을 찍었다. 길게 내민 수술이 마치 소녀의 속눈썹처럼 보인다. 나만 그런 것인가? 꽃잎의 빛깔 또한 소녀의 수줍은 뺨을 연상시킨다. 참으로 곱고 곱다. 관악산에서 만나는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또다시 험한 바윗길이 나타난다. 목적지는 아직도 멀었는가. 기어서 오르듯이 조심스럽게 오른다. 다치면 나만 손해를 본다. 마음을 단단히 다지고 심호흡을 한 다음,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고생 끝에는 낙이 온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다. 다시 평탄한 길이다. 하마터면 휘파람이 나올 뻔했다. 세상 만사가 모두 '새옹지마'라는데, 모든 일에 겸손해야 한다. 

 오호라! 여기의 철쭉은 더욱 싱그럽다. 꽃도 예쁘기 그지없지만, 잎의 돋아남도 예쁘지 아니한가. 이 꽃이름을 '참꽃'이라고 하지 않을까 한다. 이 꽃을 우리나라 국화로 삼아도 손색이 없을 듯싶다. 그윽한 기품을 지녔다.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우리나라는 '선비의 나라'이다. 선비는 마땅히 기품을 지녀야 한다.

 다시 또 헬기장을 만난다. 아마도 이 곳이 제일 높이 마련된 헬기장일 성싶다. 조난 사고를 당하면, 이 곳에 헬기가 내려앉게 된다. 그렇더라도 무모한 산행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이 곳의 위는 정확히 K11이다. 3헬기장이라고도 한다. 119로 신고하면 헬기가 하늘로 날아온다. 산불이 났을 때에도 마친가지이다. 신고하면 즉시 헬기가 날아와서 산불을 끈다. 팻말에 오른쪽 화살표가 연주암을 가리키고 있다. 그리고 왼쪽은 관음사이다. 관음사 쪽으로 가면 전철 사당역으로 갈 수 있다.

 다시 내리막 길이 나타난다. 길가에 돌덩이가 쌓여 있다. 여기에 돌 하나를 올려놓고 '고수레'를 외친다. 그러면 모든 액댐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미신이라고 하기보다는 하나의 민속이라고 하는 게 좋을 듯싶다.

 제법 많은 꽃들이 피어 있는 철쭉을 그냥 지나칠 수 없기에 더시 카메라를 눌렀다.  5월이 저물고 있는데, 아직도 이처럼 꽃을 피우고 있다니! 귀엽고 사랑스럽다. 정말이지, 꽃이 없는 세상을 어찌 살겠는가. 

 다시 가파른 바윗길이다. 젊은 등산객들이 먼저 오르도록 길 옆에 서서 기다린다. 그런데 등산객의 배낭 위의 붉은 색깔의 물건은 무엇인고? 내 생각에는 깔고 앉는 물건이 아닐까 한다.  

 이번에는 큰 바위 옆으로 난 길을 가야 한다. 그리 위험할 것 같지는 않으나, 일방통행을 해야 할 것 같다. 우리동네에도 일방통행의 길이 많다. 그 이유는 거주자 우선추차제의 실시로 길가에 승용차를 세워 두기 때문이다. 이는 임시방편이다. 화재가 발생한다면 이는 모두 방해물이 된다. 아무래도 승용차를 제한하기는 어려울 터이므로,  정부에서는 땅을 많이 구입하여 공용주차장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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