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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황 시집 '잡으면 못 놓는다'(초시)

시조시인 2005. 9. 2. 15:09

 

 


 

 차 례

 

 제1부 몸을 띄운다

          자랑스럽다/ 그 말 한 마디/ 다시 파랗다/ 맑은 눈동자/ 몸을 띄운다/

          선인을 만나다/ 힘을 전한다/ 향연은 끝났다/ 눈믈 핑 돈다/

          빛을 따라 들어가면/ 대작하다/ 우주의 중심/ 흰 옷의 성자/

          먹붕어 뛴다/ 발이 무겁다/ 살아서는 못 갚는 빚/ 러브 레터/

 

 제2부 어찌 말하리

          가장 아름다운 얼굴/ 내 귀가 젖는다/ 볼우물을 짓는다/

          나는 별나라로 간다/ 휴면의 꿈/ 손이 크다/ 염화미소/ 무소식/

          눈물 보태어/ 말이 없다/ 힘차게 울까/ 무거운 가슴/ 시치미를 뗄까/

          어찌 말하리/ 달빛 아래에서/ 불청객으로/ 절을 올린다/

 

 제3부 어떤 귀이개

          바람처럼 건너가면/ 시 읽으러/ 떠돌이 악사/ 우주 음악/ 소중한 것/

          세 개의 의자/ 소리 들린다/ 시 속에 불어넣고/ 못 놓는다/

          네 뒤에 내가 가며/ 물소리 나는 쪽으로/ 어떤 귀이개/ 세침데기 같다/

          초행노숙/ 참 깊은 어둠/ 뜨겁게 산다/

 

 제4부 굴렁쇠를 굴린다

          월동/ 업보/ 두 목숨이 하나로/ 내 길을 밝히는 등불/ 잠든 얼굴/

          어쩐지 자꾸만/ 우주의 소용돌이/ 굴렁쇠를 굴린다/ 시를 쓴다/

          수호천사/ 외로운 영혼/ 사는 법/ 못 당할 고집/ 품에 안다/

          많고 긴 시름/ 이유/ 그렇게 불을 켜면/

 

 제5부 내 몸 속에는

          이의 제기/ 그 가슴에 물과 빛을/ 흔들리는 탑/ 맡고 듣는다/

          깊숙한 곳/ 침묵의 시/ 멍울이 서고/ 빛이 보인다/ 내 몸 속에는/

          흔들리지 않고는/ 달을 보고 운다/ 새큼한 맛/ 어설피 웃고 있다/

          태고적 비밀/ 너와집처럼/ 벌거벗은 몸뚱이로/ 구멍 뚫린 고요/

 

 제6부 숨어 버린 길

          낮은 자리에/ 생명의 진동/ 그 칼날에/ 별이 새롭게/

          그리는 침묵으로/ 나보다 먼저/ 숨어 버린 길/ 고행/ 훈훈한 세상/

          마냥 좋은 날/ 가까이 가서 보니/ 우주도 함께/ 싱숭생숭하다/

          언 산이 녹는다/ 불의 파종/ 새떼처럼 날아간다/

 부록:  발문 및 연보

 

                                    김재황 시집

                              "잡으면 못 놓는다" (草詩)


그 동안 많은 시인들에 의해 '풀'을 소재로 한 시들이 많이 창작되었고, 지금도 풀의 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 중에도, 김재황 시인의 '草詩'가 군계일학과 같이 눈길을 끄는 이유가 대체 어디에 있을까.

김재황 시인은 고려대학교 농학과를 졸업한 농학사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에 농촌지도사와 삼성 그룹의 농업전문직으로 종사했고, 서귀포로 내려가서 10년 간이나 직접 농장을 경영하기도 했다. 그렇듯 그는, 풍부한 식물의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고 있다.

그는, 2001년 겨울에 이미 '木詩集'인 '바람을 지휘한다'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러므로 이번의 '草詩集'인 '잡으면 못 놓는다'를 펴냄으로써 2년 만에 비로소 나무의 詩는 그 짝인 풀의 詩를 찾은 셈이다. 어려서부터 남달리 식물에 뜨거운 애정을 지니고 있는, 김재황 시인의 풀을 바라보는 시선은 애틋하다. 그 증거를 '자서'에서 찾아볼 수 있다.

"풀을 바라보면 눈물겹다. 작은 풀이 작은 꽃을 머리에 이고 어디론가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핑 돈다. 사는 게 풀이나 사람이나 힘들기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풀은 아무런 불평없이 신음소리 하나 내지 않고 푸른 삶을 조용히 살아간다. 어디 그뿐인가. 아름다운 꽃을 빚어내고, 고운 향기를 살며시 풍긴다."

이 草詩 연작시집인 '잡으면 못 놓는다'는, 제1부 몸을 띄운다·제2부 어찌 말하리·제3부 어떤 귀이개·제4부 굴렁쇠를 굴린다·제5부 내 몸 속에는·제6부 숨어 버린 길 등으로 나누어져 있고, 모두 草詩 100편이 수록되어 있다.

김재황 시인의 이 초시집을 읽으면, 누구나 옷깃을 여미게 된다. 그만큼 풀을 통해 인생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엄숙하고 진지하기 때문이다.

"나는 오랫동안 시를 써 왔다. 시는 모든 목숨의 내면 속에 '사리'처럼 감추어져 있다. 특히 시의 정수를 가장 많이 지니고 있는 존재는, 다름 아닌 풀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풀이 바람에 흔들리는 자체가 시이며, 풀이 구름 아래에서 시름의 뿌리를 길게 뻗는 그 자체가 또한 시이다. 이제 나에게 소망이 있다면 풀과 대화할 수 있는 일이다. 풀의 마음을 읽고 풀의 노래를 들으며 풀과 함께 미소 짓는 일이다."

김재황 시인의 작품집으로는, 시집으로 '거울 속의 천사' '바보여뀌' '민통선이여. 그 살아 있는 자연이여' '못생긴 모과' '치자꽃, 너를 만나러 간다' 木詩集인 '바람을 지휘한다'가 있다. 시조집으로는 '내 숨결 네 가슴 스밀 때'를 비롯하여 '그대가 사는 숲' '콩제비꽃 그 숨결이' '국립공원기행' '내 사랑 녹색 세상' 등이 있다. 산문집으로는 '비 속에서 꽃 피는 꽃치자나무' '시와 만나는 77종 나무 이야기' '시와 만나는 100종 들꽃 이야기' '들꽃과 시인' '민통선 지역 탐방기' '꽃은 예뻐서 슬프다' 등을 펴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아들과 딸로부터 CD로 제작된 회갑기념문집 '날개'를 증정받았다. 문집 중에서 '나무와 만나는 77종 나무 이야기'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로부터 청소년을 위한 '우리들의 책'에 선정되었고, '민통선 지역 탐방기'는 환경부로부터 '우수 환경도서'에 선정되었으며, 기행문 '민통선 탐방기'가 중학교 1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바 있다.

김재황 시인은 한국시조시인협회 총무이사와 한국녹색시인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등단 이후 지금까지 녹색운동을 펼치고 있다.


132페이지/6,000 원 /문예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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