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한옥마을에서 북촌한옥마을에서 김 재 황 숨결과 느낌을 잇는 산줄기의 남쪽 기슭 옹기종기 한옥들이 겹처마도 펴고 있네, 가회동 열린 골목에 느린 걸음 살아날 듯. 우물터와 빨래터가 물 흐름을 다시 찾고 더운 바람 맞이하는 바깥채며 행랑채여, 나직한 지붕 물매에 긴 하루가 턱을 괴네. 기행시조 2011.05.17
곤지암의 하얀 집 곤지암의 하얀 집 김 재 황 거실에는 시의 향기 알싸하게 피어나고 뒤뜰에는 나무들이 여린 싹을 내미는 곳 언제나 웃음꽃 피는 곤지암의 하얀 집. 손님들이 찾아오면 오디 주는 자리 잡고 오래 묵은 장맛같이 익은 정이 가득한 곳 누구나 보름달 안는 노을재의 하얀 집. 기행시조 2011.05.16
고양 전통정원에서 고양 전통정원에서 김 재 황 호수는 열린 채로 꿈에 젖듯 눈을 감고 시 한 수 외는 소리 앉아 있는 기와 정자 저 아래 작은 개울이 옛 이야기 전한다. 하늘이 바로 뵈는 정자 앞의 네모 연못 그 가운데 둥근 섬에 소나무는 굽어 서고 시원한 바람 한 자락 더운 세월 식힌다. 기행시조 2011.05.07
남양주 봉선사에서 남양주 봉선사에서 김 재 황 일주문 들어서면 연꽃 향기 날리는 듯 지금껏 느티나무 낡은 염주 굴리는데 아무도 듣지 못하게 범종 소리 퍼진다. 운악산 뒤로 하고 아늑하게 터를 잡은 모처럼 큰법당에 마음 닦고 들어서면 감싸도 빛날 것 같은 깨달음이 익는다. 기행시조 2011.04.27
남한산성 길을 걸으며 남한산성 길을 걸으며 김 재 황 여기를 얼마 만에 다시 방문한 것인가 까마득한 그 기억은 나무 뒤에 숨었지만 눈뜨고 산길 오르는 내 발걸음 더디다. 성벽은 둥그렇게 옛 얘기를 가뒀으나 동서남북 네 성문은 이끼 푸른 입을 열고 올 일이 지난 일보다 중하다고 말한다. 바람이 갑옷 입고 귀를 여는 수.. 기행시조 2011.04.25
김포 애기봉에서 김포 애기봉에서 김 재 황 (1) 누군들 예사로우랴, 흙 한 줌 붉은 빛이 병자년 난리 통에 고운임을 빼앗겼던 그날의 피 맺힌 눈물 방울방울 얼룩졌다. (2) 북녘을 바라보면 한터산과 도고개산 조그만 마을들을 겨드랑이 새에 끼고 평화만 부르짖을 뿐 오가지 못하게 하네. (3) 앞길을 가로질러 오열하는 .. 기행시조 2011.04.24
논산 신병훈련소에서 논산 신병훈련소에서 김 재 황 발맞춤이 땅 구르니 입맞춤은 하늘 닿고 옷소매로 땀을 흩는 무등병의 구보 행렬 힘차게 하나둘셋넷 연병장을 다져 간다, 몇 분의 휴식 동안 화랑담배 입에 물면 눌러 쓴 철모의 끈에 땀방울은 대롱거려 고향 녘 환한 낮달이 눈웃음을 짓고 뜬다. 황산벌에 퍼져 가는 총.. 기행시조 2011.04.23
매화 핀 비원에서 매화 핀 비원에서 김 재 황 가지 끝 버는 아픔 지그시 입술을 물 듯 주워 든 햇살 하나로 여린 뺨을 데워 내면 영춘루 가득한 품에 먼 역사가 살아난다. 바람만 도는 궁궐 긴 곤룡포 끌렸어도 시린 꽃 한숨이야 이슬 젖어 흐르는데 옥류천 열린 물길에 돋은 비늘 가렵구나. 하늘 밑 이른 슬픔 슬며시 응.. 기행시조 2011.04.22
천문대 앞에서 천문대 앞에서 김 재 황 가만히 저 하늘을 마음 눈을 뜨고 보면 양자리 황소자리 염소자리 사자자리 제각기 수레를 끌고 그 먼 길을 갑니다. 깊은 밤은 아니라도 마음 귀를 열고 서면 게자리 전갈자리 처녀자리 궁수자리 맨 처음 열리던 하늘 그 아픔을 외웁니다. 기행시조 2010.11.07
봉선사 탐방 버스 정류장이 있는 곳에 봉선사의 이름이 씌어 있다. 왼쪽이 주차장이다. 오른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봉선사가 나타난다. 봉선사 일주문이다. 그 뒤가 운악산이다. 봉선사에서 김 재 황 일주문 들어서면 연꽃 향기 날리는 듯 지금껏 느티나무 낡은 염주 굴리는데 아무도 듣지 못하게 범종 소리 퍼진다... 기행시조 2010.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