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419

이셩져셩 다 지내고/ 작가 미상

187. 이셩져셩 다 지내고/ 작가 미상 [원본] 이셩져셩 다 지내고 흐롱하롱 인일업내 功名도 어근버근 世事도 싱슝상슝 每日에 한 盞 두 盞 하여 이렁저렁 하리라. [역본] 이럭저럭 다 지내고 하롱하롱 한 일 없네 이름 냄도 어근버근, 세상 일도 싱숭생숭 날마다 한두 잔 하여 이렁저렁 지내리. [감상] 초장을 본다. ‘이셩져셩’은 ‘이럭저럭’이라는 말이다. ‘흐롱하롱’은 ‘세월을 보낸다는 의미’인데, ‘하롱하롱’을 일컫는다. 하루를 이럭저럭 다 보내고 하롱하롱 한 일이 없다고 한다. 이 시조는 부사에 마음을 써야 한다. 이러한 방법도 시조의 맛을 내는 데 필요하다. ‘인일업내’는 ‘이룬 없네.’라는 뜻이다. 이럭저럭 지내다 보니 무슨 이룬 일이 있겠는가. 그야말로 허송세월을 했다고 본다. 중장으로 간다...

二姓 相合하야/ 작가 미상

186. 二姓 相合하야/ 작가 미상 [원본] 二姓 相合하야 百福之源 여기로다 吉月 吉日 選擇하야 百年佳約 매젓으니 일후에 부귀다만하고 해로백년 (하기를) [역본] 두 성씨 서로 합해, 온 복 근원 여긴다네 좋은 때 골라 잡아, 부부 언약 맺었으니 그 후에 아주 잘 살아, 오래 늙음 갖기를. [감상] 초장을 본다. ‘이성 상합하야’는 ‘두 개의 성씨가 서로 합하여’라는 말이다. 그리고 ‘백복지원’은 ‘온갖 복의 근원’을 가리킨다. 두 성씨가 화합하는 것이 모든 복의 근원이라는 말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게 있다. 두 성씨가 합한다는 말은 성씨가 다른 사람끼리 만난다는 이야기도 된다. 동성동본의 시림끼리는 결혼을 꺼린다. 그 이유는, 열성의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중장으로 간다. ‘길월 길일’은 ‘운이 좋..

人生이 可憐하다/ 작가 미상

185. 人生이 可憐하다/ 작가 미상 [원본] 人生이 可憐하다 물우희 萍草갓치 偶然히 만나서 덧업시 여희거다 이 後에 다시 만나면 緣分인가 하리라. [역본] 사람 삶이 불쌍하다, 물에 뜬 개구리밥 얼떨결에 만나서는 보람 없이 보낸다네 이담에 다시 만나면 인연으로 여기리라. [감상] 초장을 본다. ‘인생’은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다. 즉, ‘사람의 삶’을 말한다. ‘가련하다.’는 ‘가엾고 불쌍함’을 이르는 말이다. 그리고 ‘평초’는 ‘개구리밥’이나 또는 ‘개구리밥과의 여러해살이 물풀’을 나타낸다. 우리 삶이 물에 떠 있는 개구리밥처럼 불쌍하다라는 뜻이다. 개구리밥이 이 말을 듣고 수궁할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내가 왜 불쌍하냐고 항의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물에 떠서 즐겁게 놀고 예쁜 꽃도 피우는데 공연..

人間이 꿈이런가/ 작가 미상

184. 人間이 꿈이런가/ 작가 미상 [원본] 人間이 꿈이런가 꿈 아니 人間이런가 됴흔 일 구즌 일 어수선 된져이고 人間에 깨니 업스니 꿈이런가 하노라. [역본] 사람 세상 꿈이던가, 꿈 속이 사람 세상 좋은 일 궂은 일이 어지럽게 되었구나 이 세상 깬 이 없으니 꿈이구나 여긴다네. [감상] 초장을 본다. ‘인간’은 ‘사람 세상’으로 본다. ‘한단지몽’이 생각난다. ‘여’(呂) 할아버지라는 도사가 ‘한단’의 주막에서 쉬고 있었는데, ‘노’(盧)라는 성씨의 사람이 들어와 도자기 베개를 베고 잠들었다. 그 베개는 양쪽 구멍이 있었고 그게 커졌다. 그래서 최씨는 그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그는 최씨의 딸과 결혼하여 부귀를 누렸다. 그런데 노씨가 깨어 보니, 그게 모두 꿈이었다. 노씨가 주막에 들어섰을 때..

人間이 사쟈하니/ 작가 미상

183. 人間이 사쟈하니/ 작가 미상 [원본] 人間이 사쟈하니 離別셜워 못 살노다 슈루룩 소사 올나 天上으로 가쟈하니 거긔도 織女 이스니 어이할꼬 하노라. [역본] 사람과 살자니까 이별 슬퍼 못 살겠다 스르륵 솟아올라 하늘 위로 가자 하니 거기도 직녀 있으니 어이 할까 한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인간‘은 ’사람 사이‘로 풀이되는데, 나는 그냥 ’사람과‘라고 쉽게 풀었다. 이 인간 세상에서 살아가자면 가장 슬픈 게 바로 ’헤어짐‘이다. 그것도 임과 헤어짐이 가슴을 타게 만든다. 그래서 이별이 없는 곳이 어디일까 하고 생각해 본다. 중장으로 간다. 가볍게 솟아올라서 하늘 위로 가고 싶다고 한다. 저 하늘을 바라보면 파란 빛깔이 참으로 평화스럽게 보인다. 그래서 저런 하늘에는 절대로 헤어짐이 없겠지 생..

人生이 둘가 셋가/ 작가 미상

182. 人生이 둘가 셋가/ 작가 미상 [원본] 人生이 둘가 셋가 百年醉客으로 長安 百萬家에 彈琴聲에 단니거든 어듸셔 妄侫엣거슨 외다 올타 하나니. [역본] 사람 삶이 두셋인가 술에 취한 사람으로 이 서울 많은 집에 다니는데 거문고 소리 어디서 흐린 넋 지니고 옳고 그름 말하나. [감상] 초장을 본다. ’둘가 셋가‘는 ’둘인가 셋인가‘라는 뜻이다. 그리고 ’백년취객‘은 ’오랜 세월 동안 술에 취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하나밖에 없는 삶이건만, 사람들은 술에 취하기를 좋아한다. 왜 그럴까? 기분이 좋으면 기분이 좋아서 한 잔 하고 기분이 나쁘면 기분이 나빠서 한 잔 한다. 그러니 늘 취할 수밖에. 그야기를 하고 있다. 중장으로 간다. ’장안‘은 ’洛陽과 함께 수도라는 뜻‘으로 ’서울‘을 이르는 말이다..

日月은 하날로 돌고/ 작가 미상

181. 日月은 하날로 돌고/ 작가 미상 [원본] 日月은 하날로 돌고 수래난 박희로 돈다 山陳이 水陳이난 山峽으로 다니난대 우리난 靑樓酒肆로 돌며 늙그리라. [역본] 세월은 하늘 돌고 수레는 바퀴 돈다 매든지 새매든지 골짜기로 다니는데 우리는 술집이나 돌며 늙은이가 되리라. [감상] 초장을 본다. ‘일월’은 ‘세월’이다. 즉, 해가 뜨고 달이 뜨면 세월이 간다. 그 세월은 하늘 돌고, 그와 같이 수레는 바퀴가 돈다. 여기서 말하는 ‘하늘’이란 세월이 가는 바탕이다. 다시 말하면 해와 달은 그대로 있는데, 하늘이 돌디 때문에 세월이 간다는 말이 아닐까. 참으로 어렵다. 중장으로 간다. ‘산진이 수진이’에서 ‘산진이’는 ‘산에서 자라 여러 해를 묵은 매나 새매’를 가리킨다. 그리고 ‘수진이’는 ‘사람의 손으..

一笑百媚生이/ 작가 미상

180. 一笑百媚生이/ 작가 미상 [원본] 一笑百媚生이 太眞의 麗質이라 明皇도 이려므로 萬里幸蜀 하시도다 馬嵬에 馬前死하니 그를 슬허 하노라. [역본] 웃음에 담긴 교태 그 양귀비 고운 모습 현종도 이러므로 먼 촉나라 가시는데 마외파 말 앞에 죽으니 그걸 슬피 여긴다. [감상] 초장을 본다. ‘일소백미생’은 ‘한 번 웃을 때마다 백 가지 교태가 생김’을 이르는 말이다.그리고 ‘태진’은 ‘중국 당나라 현종의 애첩인 양귀비’를 가리키는 말이다. 또, ‘여질’은 ‘아름다운 자태’를 말한다. 웃음에 가득 교태가 담긴 양귀비의 아름다운 자태를 초장으로 삼았다. 그러므로 이는, 현종과 양귀비의 이야기가 틀림없다. 중장으로 간다. ‘명황’은 ‘현종’을 가리키는 말이다. ‘만리행촉’은 ‘멀고 먼 촉나라로 가는 길’이다..

一生에 얄뮈올손/ 작가 미상

179. 一生에 얄뮈올손/ 작가 미상 [원본] 一生에 얄뮈올손 거믜밧긔 또 잇는가 제배를 푸러내여 망녕그물 매자 두고 꽃보고 넘노난 나뷔를 다잡으려 하난니. [역본] 한 삶에 얄미운 건 거미밖에 또 있는가 제 배를 풀어 내어 망령 그물 짜 놓고서 꽃들과 노는 나비를 붙잡고자 한다니. [감상] 초장을 본다. ‘얄뮈올손’은 ‘얄미운 것은’이라는 뜻이다. 작가는 왜 거미가 가장 얄미운 존재라고 말하는가. 그 이유가 반드시 있을 터이다. 얼른 중장으로 간다. 제 배를 풀어 낸다는 뜻은 그 몸의 꽁무니에서 거미줄을 내어서 그물을 친단ㄴ 말이다. 그런데 그것을 ‘망령 그물’이라고 했다. ‘매자 두고’는 ‘맺어 두고’인데, ‘짜 놓는다.’라는 것으로 보았다. 그런데 왜 ‘망령’이라는 단어를 넣었을까. 이 망령은 ‘妄..

日暮蒼山遠하니/ 작가 미상

178. 日暮蒼山遠하니/ 작가 미상 [원본] 日暮蒼山遠하니 날 저무러 못 오는가 天寒白屋貧하니 하날이 차 못 오는가 柴門에 聞犬吠하니 님 오난가 하노라. [역본] 파란 산이 아득하여 날 저물어 못 오는가 흰 초가집 가난하여 하늘 차서 못 오는가 사립에 개가 짖으니 임 오는가 보구나. [감상] 초장을 본다. ‘일모창산원하니’는 ‘해가 저물 때 파랗게 보이는 산이 아득히 머니’라는 뜻이다. 그걸 보고 날이 저무니 못 오느냐고 묻는다. 아마도 임을 기다리고 있는 모양인데, 날이 저물어서 못 오느냐고 안타까워하는 심정이 담겨 있다. 물론, 날이 저물면 오기는 틀렸다고 봐야 한다. 다 늦게 오는 임이 어디 있겠는가. 중장으로 간다. ‘천한백옥빈하니’는 ‘차가운 하늘에 흰 초가집이 가난하니’라는 말인데, 곧 ‘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