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419

입이라고 하는 것이/ 작가 미상

166. 입이라고 하는 것이/ 작가 미상 [원본] 입이라 하는 것이 禍福의 門이어니 毁譽是非間에 부디 參豫 밀을진데 아마도 括囊無處이야 그 옳은가 하노라. [역본] 입이라고 하는 것이 화와 복의 문이라니 옳고 그름 그 사이에 끼어들어 논쟁 말 것 아마도 주머니 없음이 그 옳은가 여기네. [감상] 초장을 본다. ‘화복의 문’은 ‘화와 복이 드나드는 문’을 가리킨다. 입으로 말을 함으로써 화가 들어오기도 하고 복이 들어오기도 한다. 좋은 말을 하면 복이 들어올 테지만, 나쁜 말을 하면 화가 들어오게 된다. 정말이지, 말 한 마디를 잘못하여 큰 화를 당한 사례가 많다. 일례를 들면 중국의 사마천은 아는 장군의 변호를 했다가 궁형을 당하지 않았던가. 또 목숨을 잃은 사람은 얼마나 많았는가. 중장으로 간다. ‘훼..

林泉을 집을 삼고/ 작가 미상

549. 林泉을 집을 삼고/ 작가 미상 [원본] 林泉을 집을 삼고 石枕에 누어시니 松風은 거문고요 杜鵑聲은 노래로다 千古에 事無閑身은 나뿐인가 하노라. [역본] 숲과 샘을 집으로 해 돌베개로 누웠으니 솔 바람은 거문고요 두견 소린 노래로다 긴 세월 한가한 몸은 나뿐인가 한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임천’은 ‘숲과 샘’인데, 작은 숲속의 샘이다. 세상을 버리고 은둔하기에 알맞은 곳을 비유해서 거론했다고 본다. 그리고 ‘석침’은 ‘돌로 된 베개’를 이른다. 그야말로 자연인으로 집과 베개가 모두 그 곳에 있다. 자유로운 생활이 눈에 보이는 듯싶다. 중장을 본다. ‘송풍’은 ‘소나무 숲속의 솔바람’을 나타낸다. 그리고 ‘두견성’은 ‘두견이 나타내는 소리’이다. 솔바람이 거문고의 소리를 내니, 두견이는 노래..

芍藥峰下 淸溪上에/ 작가 미상

164. 芍藥峰下 淸溪上에/ 작가 미상 [원본] 芍藥峰下 淸溪上에 淸風으로 老人亭 짓고 달 아래 수어閣 잇고 구름밧게 五松亭이로다 童子야 少年樓 어듸메뇨 翠碧門 안아요 [역본] 작약봉 밑 푸른 내에 바람으로 노인정을 달 아래 수어각에 구름 밖은 그 오송정 동자야, 소년루 어디냐, 푸른 바위 안이라네. [감상] 초장으로 간다.‘작약봉’은 ‘경상남도 영양군 영양읍 청기면에 있는 봉우리’를 말한다. 높이가 726미터 정도다. 그리고 ‘청계’는 ‘경북 영양군 영양읍 청기면 북서부에서 발원한 동천’을 말한다.그러나 나는 이를 글자 그대로 ‘푸른 내’라고 풀었다. ‘청풍으로 노인정 짓고’는 ‘부드럽게 맑은 바람으로 노인들이 쉴 수 있는 정자를 짓는다.’라는 말이다. 경치 좋은 청계 옆에 맑은 바람으로 노인을 위한 ..

紫布난 山中客이요/ 작가 미상

153. 紫布난 山中客이요/ 작가 미상 [원본] 紫布난 山中客이요 靑衫은 鶴上人이라 相逢間何事오 桃李武陵春이라 내집의 새술 익어시니 醉코 간들 엇더하리. [역본] 자주 옷은 스님이요 남빛 옷은 학 탄 신선 만나 묻길 어찌된 일, 꿈의 땅에 봄이구나 내 집에 새 술 익었으니 취해 간들 어떠리. [감상] 초장을 본다. ‘자포’는 ‘자줏빛 도포’를 이르는데, 중이 입는 가사 적삼이다. 그리고 ‘산중객’은 ‘중, 승려, 스님’을 가리킨다. 그리고 ‘청삼’은 ‘남빛으로 된 적삼’인데, 조복의 안에 받쳐 입는 옷으로 신선의 옷에 비유하고 있다. 맨 먼저 스님과 신선이 등장한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중장으로 간다. ‘상봉간하사오’는 ‘서로 만나 묻기를 어찌된 일이요’라는 뜻이다. 또, ‘도리무릉춘’에서 ‘무..

자나믄 보라매를/ 작가 미상

162. 자나믄 보라매를/ 작가 미상 [원본] 자나믄 보라매를 구름밧긔 띄워두고 닷난 말 채쳐서 큰 길의 노하시니 아마도 丈夫의 快事난 이뿐인가 하노라. [역본] 한 자 넘는 보라매를 구름 밖에 날려 놓고 달리는 말 매운 채찍, 넓은 길로 놓았으니 아마도 사내 기쁜 일은 이뿐인가 한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자나믄’은 ‘한 자 남짓한’이라는 말이다. ‘보라매’는 사냥을 하려고 길들인 매의 일종이다. 아마도 그 날개 길이가 한 자는 넘는 성싶다. 크고 멋진 매를 사냥을 위해 넓은 하늘에 날려 놓았다. 그야말로, 사냥이 시작되었다. 하늘을 날고 있는 매를 보면 정말 믿음직스럽다. 날카로운 매의 눈에 띄는 것이라면 결코 놓칠 리가 없다. 중장으로 간다. ‘닷난 말’은 ‘달리는 말’이다. 그리고 ‘채쳐서’..

長松은 落落한데/ 작가 미상

161. 長松은 落落한데/ 작가 미상 [원본] 長松은 落落한데 五雲間에 鶴 탄 사람 人間 榮辱을 아난다 모르난다 우리도 十丈紅塵을 떨쳐 볼가 하노라. [역본] 큰 솔은 늘어졌고 구름 새에 학 탄 사람 세상에 영과 욕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도 열 길 먼지를 털어 볼까 한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장송은 낙락한데’는 ‘큰 소나무의 가지 따위가 아래로 축축 늘어져 있는데’라는 뜻이다. 그리고 ‘오운간’은 ‘오색 구름 사이’라는 뜻으로, ‘여러 가지 빛깔로 빛나는 구름’이다. 고적운 따위에서 태양에 가까운 가장자리 부분이 ‘회절’(回折) 현상으로 아름답게 물들어 보이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는 늘어진 소나무와 학을 탄 사람이 어울린다. 장송과 신선! 멋진 한 쌍이다. 중장으로 간다. ‘인간 영욕’은 ‘사람..

長樂에 북이 울고/ 작가 미상

160. 長樂에 북이 울고/ 작가 미상 [원본] 長樂에 북이 울고 大野雲頭에 月上커날 一葉扁舟를 萬頃金波에 띄여두고 醉하여 北辰을 우러르며 感君恩章을 노래한다. [역본] 긴 노래에 북이 울고 들 구름에 달 뜨거늘 한 척 배를 넓은 물에 띄어 두고 술에 취해 북극성 우러러보며 임금 덕을 노래하네. [감상] 초장을 본다. ‘장악’은 ‘긴 노래’이다. 그리고 ‘대야운두’는 ‘넓은 들판 위에 뜬 구름머리’인데, 나는 그저 ‘들 구름’으로 풀었다. ‘월상커늘’은 ‘달이 떠 오르거늘’이라는 말이다. 어디서인지 긴 노래가 들리고 북까지 울리는데, 넓은 들판의 구름머리에 달이 떠오르고 있다.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이다. 노래와 북과 구름과 달! 4박자가 잘 맞았다. 중장으로 간다. ‘일엽편주’는 ‘한 척의 조그마한 배..

張郞婦 李郞妻와/ 작가 미상

159. 張郞婦 李郞妻와/ 작가 미상 [원본] 張郞婦 李郞妻와 送舊迎新 무삼 일고 新情이 未洽한들 舊情조차 잇즐소랴 아마도 山雞野鶩은 너뿐인가 하노라. [역본] 평범한 사람들과 맞고 보냄 뭔일인가 새 정이 모자란들 옛 정마저 잊겠는가 아마도 사나운 이는 너뿐인가 한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장랑부 이랑처’는 ‘장씨의 부인과 이씨의 처’라는 뜻인데, 이름이나 신분이 특별하지 아니한 평범한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장삼이사’와 같은 것. 그리고 ‘송구영신’은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작가는 ‘송구영신’을 마땅하지 않게 여기는 모양이다. 묵은 해라고 보내야만 하는가. 묵은 해를 왜 잊지 않으면 안 되는가. 그래서 중장을 본다. 새 정이 모자란들 옛 정까지 잊겠는가라고 크게 ..

長短은 쟈으로 알고/ 작가 미상

158. 長短은 쟈으로 알고/ 작가 미상 [원본] 長短은 쟈으로 알고 輕重은 져을노 아내 아침의 어든 金을 저녁 저자 갑슬 뵈니 어듸셔 눈 어두운 장새 듀 노흘 쥴 몰나 하더라. [역본] 길이는 자로 알고 무게는 추로 아네 아침에 얻은 금을 저녁 장에 값 물으니 어디서 어둔 장사꾼 샘할 줄을 모르네 [감상] 초장을 본다. ‘장단’은 ‘길고 짧음’을 나타내는데, 이는 ‘자’로 재봐야 안다. 그리고 ‘경중’은 ‘가볍고 무거움’을 가리키는데, 그건 ‘저울’로 달아 보아야 한다. 그런데 저울은 추의 무게로 알게 되는 것이므로, 나는 한 발 더 나가서 ‘추’를 거론하였다. 이 말은 일반상식이다. 즉, 누구나 아는 일이다. 중장으로 간다. 아침에 금을 얻었기에 저녁에 시장으로 가서 값이 얼마나 되는가를 묻는다. 이..

우리 안즈니길이/ 작가 미상

157. 우리 안즈니길이/ 작가 미상 [원본] 우리 안즈니길이 上帝게 等狀 가새 져므니 늙지 말고 늙은이 죽지 말게 명천이 이 뜻 밧아 依願施行 하쇼서 [역본] 우리가 앉은 김에 하느님께 글 올리세 젊은이는 늙지 말고 늙은이는 죽지 말게 그분이 우리 뜻 받아, 바라는 바 하시길 [감상] 초장을 본다. ‘안즈니길이’는 ‘앉은 이 길에’ 또는 ‘앉은 이 길로’라는 말이다. ‘상제께’는 ‘옥황상제에게’라는 뜻이지만, 요새 말로 하면 ‘하느님께’라는 뜻이 된다. 그래서 이를 따랐다. 그리고 ‘등상’은 ‘여러 사람이 이름을 잇대어 써서 관청에 올려 하소연 함’을 이른다. 또는 ‘그 일’을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몇 사람이 모인 김에 함께 소원을 써서 하느님께 하소연을 해보자는 뜻이다. 한 사람이 올리는 것보다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