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419

易水寒波 져문 날에/ 작가 미상

136. 易水寒波 져문 날에/ 작가 미상 [원본] 易水寒波 져문 날에 荊卿의 擧動보소 一劍行裝이 긔 아니 齟齬한가 至今에 未講劍術을 못내 슬허하노리. [역본] 이수 물 저문 날에 저 형가 하는 짓 봐 칼 하나 지닌 차림 그거 아니 서투른가 지금에 못 익힌 검술 못내 슬피 여긴다. [감상] 초장을 본다. ‘역수한파’는 ‘역수의 차가운 물결’이라는 뜻이다. 역수는 중국 하북성에 있는 강 이름이다. 중국 발음으로는 ‘이수’라고 하며, 중국 허베이 성 이현 부근에서 발원하여 다칭어 강에 합류하는 강이다. ‘형경’은 ‘형가’(荊軻)를 말하는데, 그는 중국 전국시대 사람으로 검술이 능하여 진시황을 죽이려다가 실패하였다. ‘거동’은 ‘하는 짓’이다. 이수의 물결이 시리고 저문 날, 형가라는 사람의 하는 짓을 보란다...

여보소 親舊드라/ 작가 미상

135. 여보소 親舊드라/ 작가 미상 [원본] 여보소 親舊드라 나도 함께 놀라 가세 胸中의 품은 셔름 더지고져 滄海 중의 親舊야 날 생각거든 집피 집피 너허 주오. [역본] 여보게 내 벗들아 나도 함께 놀러 가세 가슴 속 품은 시름 던지고자 저 바다에 친구야 날 생각커든 깊이깊이 끼워 주오. [감상] 초장을 본다. 아마도 친구들이 몰려서 어디로 놀러 가는 모양이다. 그 틈에 끼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함께 놀러 가기를 간청하고 있다. 지금도 학교에서 따돌림을 하는 게 문제가 되고 있지 않은가?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의 심정은 참으로 어려울 터이다. 함께 어울리려면 저극성을 띠어야 한다. 먼저 베풀지 않고는 그 상황을 벗어나기가 힘들다. 그래서 먼저 손을 내민다. 중장을 본다. 아마도 그 친구들은 ..

오날도 심심하니/ 작가 미상

134. 오날도 심심하니/ 작가 미상 [원본] 오날도 심심하니 무어스로 쇼일 하리 玉壺에 술을 엿고 寥寂村을 가리로다 이루엇 일 없는 버지 안주 메고 따르드라. [역본] 오늘도 따분하니 무엇으로 하루 놀까 옥 술병에 술을 담고 적막 마을 찾아가자 벗이야 약속 없어도 안주 메고 따르네. [감상] 초장으로 간다. ‘쇼일’은 ‘消日’일 것 같다. 즉, 어떠한 것에 재미를 붙여 심심하지 아니하게 세월을 보냄을 말한다. 아침에 눈을 떠서 그날 할 일이 없는 것처럼 따분할 게 있겠는가. 그래서 심심하니 무엇으로 이 하루를 보낼까 하는 궁리를 하게 된다. 중장으로 간다. ‘옥호’는 ‘옥으로 만든 술병’이기도 하고 ‘술병을 아름답게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요적촌’은 ‘고요하고 적막한 마을’이다. 나는 이를 그저 ‘적..

烏江에 月黑하고/ 작자 미상

133. 烏江에 月黑하고/ 작자 미상 [원본] 烏江에 月黑하고 騅馬도 아니 간다 虞兮 虞兮 닌들 너를 어이하리 두어라 天亡我非戰罪니 恨할 줄 이시랴. [역본] 오강에 달이 없고 항우 추마 안 보인다 우 미인아 우 미인아 난들 너를 어찌할까 괜찮다 내 죄 아니니 무슨 한이 있으랴. [감상] 초장을 본다. ‘오강’은 ‘항우가 빠져 죽은 강 이름’이다. ‘월흑’은 ‘달이 없는 어두운 밤’을 나타낸다. 어쩐지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추마’는 ‘옛날 중국의 항우가 탔다는 준마’이다. 검은 털에 흰 털이 섞였다는 말이다. 이 추마도 보이지 않는다. 천하 장사인 항우도 전쟁에서 패할 때가 있다. 그러나 항우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 모양이다.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든다. 중장으로 간다. ‘우혜 우혜’는 ‘우 미인..

玉皇上帝께 울며 발괄하되/ 작가 미상

132. 玉皇上帝께 울며 발괄하되/ 작가 미상 [원본] 玉皇上帝께 울며 발괄하되 벼락상제 나리오사 霹靂이 振動하며 깨티고져 離別 두 字 그제야 그리던 님을 만나 百年同樂 하리라. [역본] 하느님께 하소연해 벼락 그분 내려오셔 벼락이 냅다 치며 깨어지게 이별 두 자 그제야 임을 만나서 한 평생을 잘 살리. [감상] 초장을 본다. ‘옥황상제’는 마떵한 말을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하느님’이라고 했다. 옥황상제도 하늘에 계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늘에는 벼락을 주관하시는 분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벼락상제’를 ‘벼락 그분’이라고 풀었다. 하느님의 명령으로 벼락을 치는 그분이 내려오신다면 만사 형통이다. 중장을 본다. 벼락 그분이 내려오시면 무얼 하겠는가. 무서운 벼락을 치시겠지. 그래서 벼락..

玉으로 白馬를 삭여/ 작가 미상

131. 玉으로 白馬를 삭여/ 작가 미상 [원본] 玉으로 白馬를 삭여 洞庭湖에 흘니 싯겨 草原長堤에 바 느려 매엿다가 그말이 풀떠더 먹거든 님과 離別하리라. [역본] 옥으로 백마 쪼아 동정호에 잘 씻겨서 풀 많은 들판에다 밧줄 늘여 매었다가 그 말이 풀을 먹거든 그때 임과 헤어질게. [감상] 초장을 본다. ‘백마를 삭여’는 ‘백마를 조각한다.’라는 말일 성싶다. 그렇게 옥으로 만든 말을 동정호 물에 잘 씻긴다고 했다. ‘동정호’는 ‘중국 호남성에 있는 큰 호수’이다. 중국 5대 호수 중 하나인데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하필이면 그 먼 동정호인가? 귀하게 만든 말이니 유명한 호수의 물로 씻긴다는 말이겠지. 중장으로 간다. 잘 씻긴 다음에는 풀이 많은 들펀에 밧줄을 늘여 매어 놓는다고 했다. 밧줄은 왜 늘일..

玉에는 틔나잇지/ 작가 미상

130. 玉에는 틔나잇지/ 작가 미상 [원본] 玉에는 틔나잇지 말곳하면 다 님이신가 내 안 뒤혀 남 못뵈고 天地간에 이런 답답함이 또 인난가 왼 놈이 왼 말을 하여도 님이 斟酌하시소. [역본] 옥에는 티나 있지 말만 하면 다 임인가 속 뒤집어 임 못 뵈고 이런 답답 다시 없네 그른 자 그른 말 하여도 임이 그저 헤아려요. [감상] 초장을 본다. ‘말곳하면’은 ‘말만 하면’이다. 옥에는 티가 있는데,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기의 흠은 생각하지도 않고 말로만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임 또한 그 속을 알 수가 없으니, 그 말을 믿는 수밖에. 중장을 본다. ‘내 안 뒤혀 남 못뵈고’는 ‘내 속을 뒤집어 임에게 보이지도 못허고’라는 뜻이다. 그러니 얼마나 답답할 것인가? ‘천지간에’는 필요 ..

玉顔을 相對하니/ 작가 미상

129. 玉顔을 相對하니/ 작가 미상 [원본] 玉顔을 相對하니 如雲間之明月이요 朱脣은 半開하니 若水中之蓮花로다 두어라 雲月水中花를 아껴 무엇 (하리오.) [역본] 고운 얼굴 마주하니 구름 사이 그 보름달 붉은 입술 반쯤 여니 맑은 물에 피는 연꽃 괜찮다 물속 반달 꽃 아껴서는 무엇하나. [감상] 초장을 본다. ‘옥안’은 ‘잘생기고 환한 얼굴’을 나타낸다. 그리고 ‘여운간지명월’은 ‘구름 사이로 보이는 보름달’을 가리킨다고 한다. 예쁜 얼굴을 보니 구름 사이로 보이는 보름달이라고 느꼈다고 본다. 흔히 잘생긴 여자를 ‘보름달과 같다.’라고 하는데 그 당시에도 그런 말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냥 상상만 해도 예쁘긴 예쁘다. 달덩이 같다라는 표현도 나쁘지 않다. 중장을 본다. ‘주순’은 ‘여자의 붉고 아름다운 입..

玉簫를 손의 들고/ 작가 미상

128. 玉簫를 손의 들고/ 작가 미상 [원본] 玉簫를 손의 들고 金水亭 올나가니 銀鉤 鐵索이 石面의 벍아또다 至今에 楊蓬萊 업사니 놀니 업사 하노라. [역본] 옥 퉁소를 손에 들고 금수정을 올라가니 물불 같은 글씨체가 바위 위에 밝았구나 지금은 양사언 없으니 놀이 없어 어쩌지. [감상] 초장을 본다. ‘옥소’는 ‘아름다운 퉁소’를 가리킨다. 옥으로 만들었는지는 잘 모른다. ‘금수정’은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오가리에 있는 정자 이름’이다. 여러 선비들의 일화와 유적이 있다. 멋진 퉁소를 들고 멋진 정자에 오른다니 그 모습도 멋질 것 같다. 중장을 본다. ‘은구 철삭’은 ‘글씨의 획을 형용한 말’이라고 한다. ‘은구’는 ‘완곡한 모양’이고 ‘철삭’은 ‘힘찬 모양’이다. ‘석면’은 ‘바위 표면’을 가리킨다..

玉肥난 千人枕이요/ 작가 미상

127. 玉肥난 千人枕이요/ 작가 미상 [원본] 玉肥난 千人枕이요 丹脣은 萬家苷이라 어엿분 네의 몸이 霜刃이 아니로되 丈夫의 一寸 肝腸을 굽이굽이 버히난다. [역본] 살찐 몸은 사람 베개, 달콤함은 붉은 입술 어여쁜 너의 몸이 날 선 칼날 아니라도 대장부 불타는 그 마음 굽이굽이 베인다네. [감상] 초장을 본다. ‘옥비는 천인침이요’란, ‘풍만한 몸매는 많은 사람의 베개요.’라는 말이다. 이는, 아름다운 여인의 풍만한 몸은 여러 바람둥이의 베개가 된다는 뜻이다. 바람둥이들은 그런 여자를 좋아한다. 양귀비 또한 풍만한 몸매를 지녔다지 않는가. 그리고 ‘단순은 만가감이라’는 ‘붉은 입술은 모든 이들의 달콤함이라’라는 말이다. 그 달콤함을 얻기 위하여 뭇 사내들은 몸을 달군다. 중장을 본다. ‘상인’은 ‘서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