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419

玉鬢紅顔 第一色아/ 작가 미상

126. 玉鬢紅顔 第一色아/ 작가 미상 [원본] 玉鬢紅顔 第一色아 너는 눌을 보아이고 明日黃昏 風流郞아 나는 너를 알앗노라 楚臺에 雲雨會하니 路柳墻花 것거 볼가 하노라. [역본] 고운 얼굴 첫 미인아 너는 누굴 보았으며 내일 어둔 멋 남자야 나는 너를 알았단다 양왕이 선녀 만나니 길가의 꽃 꺾으리 [감상] 초장을 본다. ‘옥빈홍안’은 ‘옥처럼 빛나는 머리카락과 젊은 얼굴을 지닌 아름다운 여인’을 말한다. ‘제일색’은 ‘제일 가는 미색’을 가리키는 성싶다. 그래서 나는 그냥 ‘미인’이라고 했다. 아름다운 미인이라면 누구를 볼까? 아무래도 그녀 또한 자기보다 잘난 여자를 볼 게 아니겠는가? 나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중장을 본다. ‘명일황혼’은 ‘내일은 어두워지니’라는 뜻으로 안다. 그래서 ‘내일 어둔’이라..

玉盆에 시문 花草/ 작가 미상

125. 玉盆에 시문 花草/ 작가 미상 [원본] 玉盆에 시문 花草 金盞玉坮 分明허다 根不培一點土요 葉不濕半夜露라 아마도 淡泊盆香은 너뿐인가 (하노라.) [역본] 좋은 분에 심은 화초, 수선화가 확실하다 뿌리 흙을 안 돋아도 꽃잎 이슬 안 젖는다 아마도 화분의 향긴 담담한 게 너뿐이리. [감상] 초장을 본다. ‘옥분’은 ‘아름답고 귀한 화분’을 가리키는 성싶다. ‘금잔옥대’는 ‘금 잔에 옥 받침’이라는 뜻인데, 수선화를 나타낸다. 좋은 화분에 화초를 심었는데, 그게 수선화가 확실하다는 말이다. 수선화의 등장이다. 중장을 본다. 원래 화초는 이따금 뿌리 흙을 돋아 주어야 한다. 그래야 그 화초가 잘 자란다. ‘엽불습반야’는 ‘잎은 밤 이슬에도 젖지 않는다.’라는 말이다. ‘엽’을 그냥 ‘잎’이 아니라 ‘꽃잎..

玉갓튼 漢宮女도/ 작가 미상

124. 玉갓튼 漢宮女도/ 작가 미상 [원본] 玉갓튼 漢宮女도 胡地에 塵土되고 解語花 楊貴妃도 驛路에 바렷나니 閣氏내 一時花容을 앗겨 무삼 하리오. [역본] 어여쁜 왕소군도 오랑캐 땅 날린 먼지 꽃 같은 양귀비도 역 길가에 버렸느니 여인네 그 한때 미모 앗겨 두어 뭣하리. [감상] 초장을 본다. ‘玉갓튼’은 ‘아름답다.’라는 표현이라고 본다. ‘한궁녀’는 ‘한나라 궁녀’라는 뜻인데, 이는 바로 ‘왕소군’을 가리킨다. 왕소군은 궁녀인데 왕궁에서는 궁녀들을 하나하나 그림을 그려서 임금이 보도록 했다. 많은 궁녀를 일일이 기억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화가는 그걸 빌미로 돈을 받으면 얼굴을 예쁘게 그렸고 돈을 안주면 못생기게 그렸다. 왕소군은 돈을 안 주어서 못생기게 그렸는데, 마침 호지에 보낼 궁녀가 ..

梧窓니 적막한대/ 작가 미상

123. 梧窓니 적막한대/ 작가 미상 [원본] 梧窓니 적막한대 細雨는 무삼 일고 風情에 어린 님을 생각니 虛勢연만 만일에 알심곳 잇슬량니면 그도 몰나 (하노라) [역본] 오동목 창 쓸쓸한데 가랑비는 뭔 일인가 풍경에 비친 임을 생각하니 겉의 기세 만일에 동정심 있으면 그도 몰라 한단다. [감상] 초장을 본다. ‘오창’은 글자 그대로 ‘오동목 창’이라고 풀었다. 아마도 ‘오동나무가 비치는 창’일 것 같다. ‘세우’는 ‘가랑비’를 말한다. 오동목 창이 쓸쓸한데 가랑비가 내리니 더욱 을씨년스러울 것 같다. 마음이 젖는다. ‘설상가상’이라는 말을 여기에 사용해도 될 것 같다. 중장으로 간다. ‘풍정’은 ‘정서와 회포를 자아내는 풍치나 경치’를 말한다. 이를 나는 그냥 ‘풍경’이라고 했다. ‘허세’는 ‘실속 없이..

五月五日 端陽節은/ 작가 미상

122. 五月五日 端陽節은/ 작가 미상 [원본] 五月五日 端陽節은 해마다 도라오고 不盡長流 멱라슈난 變치 안코 잇것마난 可憐타 魚腹中 져 忠靈은 何處弔아 [역본] 5월 5일 그 단오절, 새해마다 돌아오고 늘 흐르는 벽라수는 안 변하고 있건마는 슬프다 물고기밥 넋 어디 가서 조문하리. [감상] 초장을 본다. ‘단양절’은 ‘단오절’을 말하는 것으로 본다. 해가 바뀌면 절기는 언제든 다시 돌아온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인데 왜 이를 초장으로 사용했을까? 그건 중장을 보아야 알 수 있다. 그러면 중장을 본다. 여기애서 ‘벽라수’는 ‘중국 동북부에 있는 강’이다. 막부산맥에서 서남쪽으로 흘러서 상강으로 들어간다. 중국 초나라 굴원이 충간하다가 참소를 당해 투신하여 물고기밥이 되었다고 하여 어복 충혼의 고사가 있..

寤寐不忘 우리 임이/ 작가 미상

121. 寤寐不忘 우리 임이/ 작가 미상 [원본] 寤寐不忘 우리 임이 지게 열고 드러오니 어우와 임이로다 안으러 하고 다시 보니 헛도이 임은 아니 오고 초생다리라 [역본] 못 잊는 우리 임이 문 열고 들어오니 어이쿠 임이구나 안으려다 다시 보니 헛되게 임은 안 오고 초승달만 뜨더라. [감상] 초장을 본다. ‘오매불망’은 ‘자나 깨나 잊지 못함’을 가리킨다. 그리고 ‘지게’는 ‘지게문’을 나타낸다. 지게문은 옛날식 가옥에서 마루와 방 사이의 문이나 부엌의 바깥문으로 흔히 돌쩌귀를 달아 여닫는 문이다. 안팎을 두꺼운 종이로 싸서 바른다. 마루에서 그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온다는 말이다. 누가? 임이. 중장을 본다. 얼마나 좋을까? 어이쿠! 소리가 절로 났을 게 뻔하다. 그러니 달려가서 껴안아야 한다. 그런데..

오려논에 물 시러 노코/ 작가 미상

120. 오려논에 물 시러 노코/ 작가 미상 [원본] 오려논에 물 시러 노코 고소대에 올나보니 나 심은 오됴밧혜 새 안져스니 아희야 네 말려 쥬렴 아모리 우여라 날녀도 감도라듬네. [역본] 올벼 논에 물 담고서 고소대에 올라보니 올조 밭에 새 앉았으니 젊은이야 네 말리렴 아무리 ‘우여’ 날려도 빙빙 돌다 다시 오네. [감상] 초장을 본다. ‘오려논’은 ‘올벼를 심은 논’이다. 이는 이른바 일찍 익는 조생종이다. 이 논에 물을 담아 놓는다. 그런 후에는 마음이 느긋하다. 그래서인지 ‘고소대’를 오른다고 한다. ‘고소대’는 어느 대인가? 이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오나라의 서울인 지금 강서성의 오왕 부차가 미녀 서시를 위해 쌓은 대의 이름이다. 겨우 올벼 논에 물 대고서 고소대를 오른다니! 참으로 헛웃음이 ..

오려 고개 숙고/ 작가 미상

119. 오려 고개 숙고/ 작가 미상 [원본] 오려 고개 숙고 열무오 살졋난듸 낙시에 고기 물고 게난 어이 나리난고 아마도 農家애 興味난 이뿐인가 하노라. [역본] 올벼는 숙인 고개 어린 무는 살쪘는데 낚시에 고기 물고 게는 어찌 나다니나 아마도 농촌 재미는 이뿐인가 여긴다. [감상] 초장을 본다. ‘오려’는 ‘올벼’를 가리킨다. 제철보다 일찍 익는 벼이다. ‘열무오’는 ‘열무’인데 ‘어린 무’를 나타낸다고 한다. 일찍 익는 올벼는 이삭이 곽 차서 그 무거움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열무는 벌써 살이 투실투실 쪘다. 농부로서는 참으로 흐믓한 광경인다. 중장을 본다. 드리운 낚싯줄에 고기가 잡혀서 찌가 요란하게 흔들리고 있다. 그리고 게가 날 잡아 가시오 하듯 나다니고 있다. 이 또한 농부로서는..

梧桐에 雨滴하니/ 작가 미상

118. 梧桐에 雨滴하니/ 작가 미상 [원본] 梧桐에 雨滴하니 舜琴을 잉애난듯 竹葉에 風動하니 楚漢이 셧도난듯 金樽에 月光明하니 이백본듯 하여라. [역본] 오동에 비 내리니 순 거문고 타는 듯이 댓잎에 바람 부니 초와 한이 싸우는 듯 술통에 달이 밝으니 이태백을 본 듯하다. [감상] 초장을 본다. ‘우적’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순금’은 ‘중국 상고시대 순 임금의 거문고’를 가리킨다고 한다. 이를 나는 그냥 ‘순 거문고’라고 소리걸음에 맞추었다. ‘잉애난듯’은 ‘잉잉거리게 타는 듯’인데 나는 ‘타는 듯’이라고 줄였다. 오동에 비 내리는 소리가 순 임금의 거문고 소리로 들리다니! 대단한 상상력이다. 중장으로 간다. ‘죽엽’은 ‘댓잎’이고, ‘풍동’은 ‘바람이 움직이는 것’이다. 또, ‘초한..

오날 이리 놀고/ 작가 미상

117. 오날 이리 놀고/ 작가 미상 [원본] 오날 이리 놀고 내일 도 이리 놀고 三萬六天의 날마다 이리 노라 桑田이 碧海된 前이야 그칠 줄이 이시랴. [역본] 오늘도 이리 놀고 내일도 또 이리 놀고 일백 년 긴 세월을 날마다 이리 놀아 뽕밭이 바다 된 전이야 그칠 줄이 있겠나. [감상] 초장을 본다. 오늘도 이리 놀고 내일도 이리 논다니 참으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보다. 이 사람은 노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모르는 성싶다. 그저 놀기는 일하는 것보다 힘들다. 무위도식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해본 사람만이 안다. 중장을 본다. ‘삼만육천’에서 ‘천’을 ‘하늘 천 자’를 써 놓았다. 아무래도 작품을 적는 순간에 착오를 한 것 같다. 아무리 보아도, ‘하늘 천 자’가 아니라, ‘일천 천 자’를 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