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서울

매실주 한 잔 생각나세요?

시조시인 2011. 4. 12. 11:02

 

 

 매실나무가 아름답게 꽃을 피웠다. 이른바, 매화이다. 이제 조금 있으면 매실이 맺히게 된다. 이 꽃은 낙성대농원에서 찍었다. 낙성대농원의 주인은 마음씨 좋으신 기종호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해마다 매실을 따서 술을 담근 후에 귀한 손님들께 전한다. 그 인심을 무엇에 비길 것인가!

 

 

 

낙성대공원에서 조금 언덕을 오르면 서울과학전시관이 나타나고 그 위로 붙어서 정다운 간판 하나가 나타난다. 물론, 여기에서는 매실 진액을 살 수도 있고, 살아 있는 토종닭도 살 수 있다. 그러나 기종호 할아버지는 귀한 손님이 오면 토종닭을 잡아서 매실주 한 잔을 내놓으신다.

 

 

 

 일을 하시다가 나오셨다. 지금은 연세가 70을 훨씬 넘으셨는데, 사진을 보니 젊었을 적에는 아주 미남이셨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베풂을 실천하신 분이기도 하다. 특히 숲이라든가 문화재 등에 큰 관심을 지니셨고, 그렇기에 환경청 명예감시원과 산림보호지도위원 및 서울문화재지킴이위원 등의 일을 맡으셨다. 

 

 

 

기종호 할아버지는, 그래도 사진을 찍는데 복장은 단정히 해야 한다며 윗옷과 모자를 쓰고 나오셨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사진을 찰칵!

 

 

 

아마도 이 블로그를 보는 분들은 기종호 할아버지의 젊은 모습을 보고 싶어할 성싶어서 벽에 걸려 있는 사진을 사진기로 찍었다. 사진이 잘 나오지는 않았으나 미남이셨다는 사실은 확인이 가능하겠다. 

 

 

 

매화나무는 이른 봄에 서둘러서 꽃을 피운다. 그리고 그 꽃은 은은한 향기(暗香)를 풍긴다. 그러므로 창밖을 엿보지 않고도 봄이 왔음을 알 수 있다. 너무 일찍 꽃을 피우므로 조매’(早梅)라고도 하고, 추운 때에 꽃을 피운다고 하여 동매’(冬梅)라고도 한다. 그런가 하면,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운다고 하여 설중매’(雪中梅)라고도 부르며, 봄 냄새를 전한다고 하여 춘매’(春梅)라고도 한다. 매화나무는 중국이름인 매화’(梅花)에서 왔다. 그러므로 매화나무매화가 피는 나무라는 뜻이다. 그러면 는 무슨 뜻일까. ‘어머니가 되는 것을 알리는 나무라는 뜻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매화나무의 열매인 매실’(梅實)은 신맛이 강하여 임신한 여자가 찾기 때문이다.

모든 세상이 고요히 잠든 깊고 깊은 겨울밤에 고고한 자태로 홀로 피어서 승화하는 매화는, 오랜 경륜에서 풍기는 고고한 미와 투박하지 않고 여윈 자태에서 느낄 수 있는 순결함, 그리고 띄엄띄엄 맺혀 있는 꽃봉오리의 가냘픔 속에서 더욱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한다.

매화라고 하면 고금을 통하여 많은 시인과 묵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온 꽃이다. 으스름한 달밤에 그윽한 향기가 방안으로 스며들어올 때, 그것은 고요한 주위를 청정화(淸淨化)한다고들 말한다. 그래서 몸이 아파서 누워 있을 경우, 더욱이 온 세상이 잠들어 있는 한밤중이라면, 창문 사이로 스며드는 그 은은한 향기가 크나큰 위안이 되지 않겠는가.

매화가 따뜻한 다른 계절을 모두 버리고 추운 시기에 꽃을 피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을 구하는 사람이 스스로 고통 속에서 선()을 수행하듯 고결한 뜻이 담겨 있을 것만 같다. 그렇게 피우는 꽃이기 때문에 그 꽃이 청초하고 향기로울 뿐만 아니라 기품과 아취(雅趣) 또한 지닐 수 있을 듯싶다.

강희안(姜希顔)이 지은 양화소록’(養花小錄)이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씌어 있다.

원예를 배우는 선비들이 반드시 먼저 매화를 심으며, 아무리 많이 있어도 싫어하지 않았다. 또 말하기를, 매화는 운치가 있고 품격이 있다. 그래서 고상하게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줄기가 구불구불 틀리고 가지가 성글며 야위거나 늙은 가지가 괴기하게 생긴 것이 더욱 진귀하다.’

매화나무는 앵도나뭇과에 딸린 갈잎중키나무이다. 크게 자라야 5~6미터 정도이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을 지닌다. 잎은 달걀 모양이고 어긋맞게 나며 잎의 가장자리에는 가는 톱니가 있다. 꽃잎은 보통 5장으로 되어 있는데 향기가 은근하다. 꽃자루가 거의 없다. 열매는 핵과(核果)이고 매실이라고 하며 모양이 둥글고 짧은 털로 덮여 있어서 귀여움을 느끼게 한다. 6월에 노랗게 익고 신맛이 많다. 이 열매로 담근 술이 매실주이다. , 한방에서는 불에 쬐어 말린 열매오매’(烏梅)라고 한다. ‘변비증’(便祕症)에 효력이 있다고 하며, 10개 정도를 물에 담가 두었다가 씨를 발라내고 먹는다. 그리고 설익었을 때에 수확한 열매청매’(靑梅)라고 한다. 이 청매는 각종 건강식품으로 쓰이고 매실주를 주로 만들어 먹는다.

매화나무는 중국의 사천성이 원산지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양자강 하류 지역이 매화나무 재배지로 알려져 있고, 북경 지역에서는 노지재배가 어렵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이미 정원수로 재배되고 있었다고 한다. 서울 남쪽 지방에서 잘 되며 개성 이북지방에서는 열매를 맺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매화는 중국의 국화(國花)라고 하며, 그 꽃말은 아름다운 베풂()’이다. 노자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나무이다. 이 나무를, 꽃을 보기 위하여 심을 때는 매화나무라고 부르며, 열매를 얻기 위하여 기를 때에는 매실나무라고 부른다.(산문집 '노자, 그리고 나무찾기' 중에서)

 

 

 

   앞의 배화는 '백매'이고 길 건너편의 이 매화는 '홍매'이다. 꽃이 잘 피었으니 올해에는 탐스러운 매실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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