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올여논 물 시러 두고/ 이 정 보

시조시인 2024. 5. 16. 05:22

414. 올여논 물 시러 두고/ 이 정 보

 

[원본]

 

올여논 물 시러 두고 綿花 밧 매오리라

울맷틔 외를 따고 보리 능거 點心하소

뒷 집에 술닉어거든 차자남아 가져 오새.

 

 

 

[역본]

 

올벼 논에 물을 대고 목화 밭은 매야 하리

울 밑에서 오이 따고 보리 찧어 잠심 마련

뒷집에 찌꺼기 술이라도 얻어 오면 좋겠소.

 

 

 

[감상]

 

  이정보(李鼎輔 1693~ 1766)는 조선 후기의 문신이다. 본관은 연안(延安), ()사수’(士受)이고 호()삼주’(三洲) 또는 보객정’(報客亭)이라고 한다. 1721년 진사과에 합격하고 1732년 정시 문과에 급제하였는데, 예문관검열(藝文館檢閱)을 시작으로 몇 직책을 거치고 만년에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에 이르렀다. 사대부 시조작가로서 시조의 주축을 평민층으로 옮기는 데 일조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장을 본다. ‘올여논올벼를 심은 논이고, ‘면화목화’(木花)를 나타낸다. ‘목화아욱과 목화속에 속하는 일년초이다. 꽃이 피고 씨를 맺는데, 씨는 흑색이다. 그 겉껍질의 세포가 백색의 털 모양의 섬유로 변해 자란 것을 면화라고 한다. 중장으로 간다. ‘울맷틔울타리 밑에이고, ‘능거찧다.’인데, ‘능그다.’껍질을 벗기기 위해 물을 붓고 애벌 찧는다.’라는 뜻이다. 종장으로 간다. ‘차자술이 익으면 약주를 떠내고 막걸리를 걸러 낸 후에 물을 부어 걸러 내는 술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