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4. 올여논 물 시러 두고/ 이 정 보
[원본]
올여논 물 시러 두고 綿花 밧 매오리라
울맷틔 외를 따고 보리 능거 點心하소
뒷 집에 술닉어거든 차자남아 가져 오새.
[역본]
올벼 논에 물을 대고 목화 밭은 매야 하리
울 밑에서 오이 따고 보리 찧어 잠심 마련
뒷집에 찌꺼기 술이라도 얻어 오면 좋겠소.
[감상]
이정보(李鼎輔 1693~ 1766)는 조선 후기의 문신이다. 본관은 연안(延安), 자(字)는 ‘사수’(士受)이고 호(號)는 ‘삼주’(三洲) 또는 ‘보객정’(報客亭)이라고 한다. 1721년 진사과에 합격하고 1732년 정시 문과에 급제하였는데, 예문관검열(藝文館檢閱)을 시작으로 몇 직책을 거치고 만년에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에 이르렀다. 사대부 시조작가로서 시조의 주축을 평민층으로 옮기는 데 일조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장을 본다. ‘올여논’은 ‘올벼를 심은 논’이고, ‘면화’는 ‘목화’(木花)를 나타낸다. ‘목화’는 ‘아욱과 목화속에 속하는 일년초’이다. 꽃이 피고 씨를 맺는데, 씨는 흑색이다. 그 겉껍질의 세포가 백색의 털 모양의 섬유로 변해 자란 것을 면화라고 한다. 중장으로 간다. ‘울맷틔’는 ‘울타리 밑에’이고, ‘능거’는 ‘찧다.’인데, ‘능그다.’는 ‘껍질을 벗기기 위해 물을 붓고 애벌 찧는다.’라는 뜻이다. 종장으로 간다. ‘차자’는 ‘술이 익으면 약주를 떠내고 막걸리를 걸러 낸 후에 물을 부어 걸러 내는 술’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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