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향하여
조선소나무 같은
김 재 황
어둠이 열리기가 무섭게
아흔을 훌쩍 넘기신 할머니의
장작 패시는 소리가 고요를 깨뜨린다
잡숫는 것이라야 고작
물만밥에 된장찌개가 전부,
아직도 날마다
산에서 주운 땔나무 한 짐 지고 오셔서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밥을 지으신다
좀 쉬시라고
아들 딸 며느리 손자 증손자까지
모두 말리건만,
놀면 무엇 하느냐고 줄곧 손을 놀리신다
조금은 등이 휘신 그 모습이
언덕에 우뚝 선 조선소나무 같은
우리들의 그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