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향하여

일하는 손을 위하여

시조시인 2006. 1. 1. 01:04
 

   조선소나무 같은




                    김 재 황




어둠이 열리기가 무섭게

아흔을 훌쩍 넘기신 할머니의

장작 패시는 소리가 고요를 깨뜨린다

잡숫는 것이라야 고작

물만밥에 된장찌개가 전부,

아직도 날마다

산에서 주운 땔나무 한 짐 지고 오셔서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밥을 지으신다

좀 쉬시라고

아들 딸 며느리 손자 증손자까지

모두 말리건만,

놀면 무엇 하느냐고 줄곧 손을 놀리신다

조금은 등이 휘신 그 모습이

언덕에 우뚝 선 조선소나무 같은

우리들의 그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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