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 들리니
김 재 황
새롭게 살아난 물과
가슴 따뜻한 햇빛 내려 주시니
겨우내 잠들었던 씨앗들
이 세상 가장 부드러운
눈빛으로 깨어나서 옹알거리고
볼수록 앙증한 그 모습
바람도 불어와서 쓰다듬곤 했네.
몇 날 며칠을 장마는 줄곧
하늘을 적시고 땅을 적시고
가난한 마음까지 물빛이게 하다가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없게
산이며 강이며 온 나라 안팎을
풀무질로 달구어 낼 때
보석보다 귀한 땀방울 이마에 달고
오히려 춤추는 풀잎들을 보았네
방글거리는 얼굴들을 보았네.
곱게 차린 벌과 나비들
날아와서 인사하고 한데 어울리면
이 세상 웃음으로 환해지고
밤마다 저 먼 은하수 우러러
손 시린 별빛 꿈 주워 모으면
착한 마음들이 꽃으로 다시 피는데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
우리 앞에 한껏 자유로운 얼굴들
늘 푸르게 열려 있는 이마와
바쁘기 이를 데 없는 몸짓으로
한 하늘을 훔치고 있었네
순종으로 믿음을 닦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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