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리 노란 개나리꽃
김 재 황
먼동에 잠을 깨어 모두 부리 노란 말들
조잘거린 꽃잎들이 호호 웃음 달고 와서
세상의 온갖 어둠을 멀리 쫓아 버린다.
--졸시 ‘개나리꽃’
개나리의 말린 열매를 ‘연교’(連翹)라고 하는데, 모세혈관을 보호하고 중풍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 원산으로 북한산에 ‘산개나리’가 자생한다. 중국과 일본에도 자생하는 개나리가 있으나, 우리나라 개나리만큼 아름답지 못하다. 꽃말은 ‘희망’이다.
물푸레나무과에 딸린 갈잎 떨기나무이다. 줄기는 더부룩하게 자라서 원줄기와 곁가지의 구별이 어렵다. 잎은 긴 바소꼴이다. 잎보다 앞서서 노란 꽃을 피운다.
옛날, 인도에 아름다운 공주가 있었다. 그녀는 새를 어찌나 좋아하였던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갖 새를 구해다가 길렀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아첨꾼인 신하들은 서로 앞을 다투어서 공주에게 새를 바쳤다.
나라의 일에 몰두해야 될 신하들이 공주의 마음을 사서 출세나 하려는 생각만을 하고 있었으니, 어찌 그 나라가 제대로 안정을 이룰 수 있었겠는가. 사람들은 불평이 많았고, 나라는 어지러웠다.
그런 중에도, 공주는 가장 좋은 새장을 비워 놓고, 그 새장에 넣어서 기를 만한 멋진 새를 구해오는 사람에게는 큰 상을 내리겠다고 널리 알렸다.
어느 날이었다. 한 노인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를 가져왔다며 공주를 만나고자 했다. 과연, 노인이 가지고 온 새는 처음 보는 화려한 색깔을 지닌 새였다. 온 몸이 금빛으로 반짝였고, 그 목소리는 은방울을 굴리는 듯했다. 공주는 만족해서 노인에게 큰 상을 내렸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자, 그 새는 깃이 빠지면서 보기 흉하게 되어 갔고, 그 목소리도 듣기 흉하게 변해 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 새는 까마귀였는데, 몸에 금칠을 하였고 목에는 은방울을 숨겨 놓았다.
공주는 너무나 실망이 큰 나머지 마침내 울화병을 얻어서 얼마 동안 앓다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임금님은 슬퍼하며, 새들이 많이 와서 노래를 하는 궁궐의 뒷동산에 공주를 묻어 주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무덤에서 나무 한 그루가 돋아나더니 봄이면 황금빛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토록 공주가 찾았던 황금빛 새의 부리를 닮은 꽃이었다. 그런데 그 나무는 가지를 쭉 쭉 뻗더니 새장의 모습을 보였다. 그 나무가 바로 개나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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