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인

참꽃 피다! 김 재 황 수없이 검은 밤이 쓸쓸하게 지나가고 어느 날 아침 누군가 창을 똑똑 두드리는 첫사랑 먼 기척처럼 안쓰러운 기대처럼.

내 고향 살구꽃 김 재 황 왜 자꾸 너는 나를 고향으로 이끄는가 이 봄에 고향에는 나를 빈길 이 없는데 왜 이리 눈짓 하나로 고향 가자 하는가.

진달래 꽃소식 김 재 황 피었나 해서 봤더니 어느새 벌써 지었네 아름다운 그 모습을 사진에 담긴 했으나 가슴에 진한 외로움 남겨 놓고 떠난 그대.

매화 이미지 김 재 황 옷고름을 입에 물고 처음에는 수줍다가 일단 마음 주고 나면 웃음 헤픈 진짜 여자 널 두고 그 누구에게 내 사랑을 건네랴.

모란의 함성 김 재 황 일시에 '와, 봄이다!' 새순들이 일어선다 손들 모두 번쩍 들고, 안 들리는 만세 소리 어쩌면 하늘 한쪽이 사정없이 기우는 듯

한 송이 매화 이미지 김 재 황 만나서 반갑다는 말 한 마디 못 꺼내고 다가설 듯 눈으로만 웃고 있는 옛 소녀여 어쩌나, 가슴이 철렁! 온 세상이 잠긴다.

외롭게 핀 장미 한 송이 누구를 위해 너는 그런 자태로 피어 있는가. 임 소식 아직도 멀기만 하다. ----녹시

내 사랑 장미 김 재 황 하고많은 나무 중에 나는 장미를 아끼니 그건 성의를 다하여 꽃을 빚기 때문이리 모두들 너를 본받아 제 할 일을 그처럼-.

능소화 두 송이 김 재 황 어찌 보면 다정스런 남녀 한 쌍인 듯싶고 달리 보면 우애 깊은 자매처럼 보인다고? 아니야, 내가 보기엔 모녀 바로 그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