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화음
김 재 황
잎들이 피리 소리를 낸다.
댓잎이 좁은 소리를 지녔는가 하면
오동잎은 넓은 소리를 지녔고,
미루나무 꼭대기의 어린잎이 높은
음성을 내는 반면에
땅바닥에서 구르는 가랑잎은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음성을 낸다.
솔잎 소리는 있는 듯 없는 듯
잎들이 모여서 이어 가는
자연의 가락
바람은 어린 나뭇가지 사이를 돌아
요리 조리 힘차게 빠져나가고
나무들은 교묘히 구멍과 구멍들을
막았다가 풀었다가
아름다운 곡조를 연주한다.
때로는 즐겁게, 가다간 아주 슬프게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선시 30편) 17. 우주음악 (0) | 2008.10.11 |
---|---|
(자선시 30편) 16. 시 읽으러 (0) | 2008.10.10 |
(자선시 30편) 14. 혈서 (0) | 2008.10.08 |
(자선시 30편) 13. 사랑놀이 (0) | 2008.10.07 |
(자선시 30편) 12. 라이따이한 (0) | 2008.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