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시 30편) 15. 위대한 화음

시조시인 2008. 10. 9. 05:52

             위대한 화음




                                                김 재 황

 

 


  잎들이 피리 소리를 낸다.

  댓잎이 좁은 소리를 지녔는가 하면

  오동잎은 넓은 소리를 지녔고,

  미루나무 꼭대기의 어린잎이 높은

  음성을 내는 반면에

  땅바닥에서 구르는 가랑잎은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음성을 낸다.

  솔잎 소리는 있는 듯 없는 듯

  잎들이 모여서 이어 가는

  자연의 가락

  바람은 어린 나뭇가지 사이를 돌아

  요리 조리 힘차게 빠져나가고

  나무들은 교묘히 구멍과 구멍들을

  막았다가 풀었다가

  아름다운 곡조를 연주한다.

  때로는 즐겁게, 가다간 아주 슬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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