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아침
김 재 황
산새들 잰 울음에 단풍잎이 젖어 있다,
멀찍이 기지개를 몰고 가는 산 메아리
간밤엔 마루턱 너머 풍악 소리 잦더니.
이슬로 눈물 빚는 별자리를 짚어 보면
들리듯 고운 음성 긴 빛으로 내려앉고
잎사귀 사이사이에 하늘 보는 뭇 얼굴.
문 열린 골짝마다 물소리를 묻는 샘터
고뇌도 산과의 맛 깊은 연륜 새겼어도
먼동이 일군 고요에 불이 붙는 갈채여.
(198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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