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1351

서호납줄갱이를 찾아서/ 김 재 황

[서호납줄갱이를 찾아서] 편 서호납줄갱이를 찾아서 김 재 황 어딘가로 떠난 것은 그리움을 남기는데 먼 소식 기다리며 빈 가슴이 시린 호수 지금껏 물 위에 뜨는, 한 이름이 있습니다. 척 보면 생김새는 아주 닮은 각시붕어 작은 입과 좀 큰 눈이 외로움을 지니지만 꿈결에 만나 본 이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웃을 사랑해서 도움 준 건 조개였고 있는 듯이 없는 듯이 마음 풀고 살던 그곳 하늘이 깨졌습니다, 둑을 허문 것뿐인데-. 이제는 바람결에 물어봐야 할 겁니다, 산 너머 저 하늘가 출렁이는 물빛 나라 거기서 못 보았나요? ‘한국특산, 이 물고기.’ (2009년)

오늘의 시조 2024.03.23

간이역/ 김 재 황

[서호나불갱이를 찾아서] 편 간이역 김 재 황 오가는 이들이야 그리 많지 않았으나 낯익은 얼굴들이 서로 만나 인사하는, 바람도 쉬었다 가며 돌아보는 간이역. 다정한 연인끼리 가슴 열고 기다리면 나누는 이야기야 절로 깨가 쏟아지고 열차만 홀로 숨차게 달려오는 간이역. 너무나 바쁘기에 구름 밟듯 살아가도 누구든 가슴에는 간이역이 하나 있다, 가을엔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반기는. (2009년)

오늘의 시조 2024.03.18

인제 만해마을에서 일박/ 김 재 황

[서호납줄갱이를 찾아서] 편 인제 만해마을에서 일박 김 재 황 새로운 바람으로 문이 열린 만해마을 저마다 꽃을 물고 백조들이 날아왔다, 문학의 높은 열기에 해는 너무 짧았느니. 지구가 넓다지만 우리 가슴 더욱 넓어 넓은 우주 그 중심에 별빛 가득 모았으니 흐르는 개울마저도 하늘 소리 머금었다. 가야 할 길은 멀고 밤은 아주 깊었는데 시심에 젖은 숨결 가지런히 눕고 나면 꿈결로 다가오는가, 그리운 임 푸른 말씀. (2009년)

오늘의 시조 2024.03.17

딸과 아빠/ 김 재 황

[서호납줄갱이를 찾아서] 편 딸과 아빠 김 재 황 동무들과 놀고 있던 네 살배기 어린 딸이 나를 보자 달려와서 힘껏 내 손 붙잡으며 “애들아, 우리 아빠다!” 으쓱대며 말했네. 세상에 내세울 건 하나 없는 나였지만 딸에겐 이 아빠가 으뜸으로 보였을까 아주 먼, 일이긴 해도 어제인 듯 파랗다네. 지금도 그때 그 일 항상 품에 안고 살지 흔들리는 내 발걸음 보여 주지 않기 위해 떳떳이 멋진 아빠로 자식 앞에 서기 위해. (2009년)

오늘의 시조 2024.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