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사랑 이야기/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12. 19. 05:23

[워낭 소리] 편

 

                 사랑 이야기

 

                                                김 재 황

 

 

어둠이 내린 길을 사뿐사뿐 오는 소리

가슴에 불을 켜면 조금 가쁜 숨결 소리

수줍게 임이 한 말은 내 창문을 두드린다.

 

말없이 머뭇머뭇 분 냄새가 나는 듯이

한 발짝 다가서면 고운 살내 나는 듯이

시리게 임이 흰 뺨을 내 방안에 들이민다.

 

봄날은 안 왔어도 벌써 꽃은 피어나고

잠들지는 않았지만 걷는 꿈길 멀디먼데

가볍게 임의 긴 손에 내 마음이 안겨든다.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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