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까마귀에 대하여/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12. 23. 05:29

[워낭 소리] 편

 

           까마귀에 대하여

 

                                                김 재 황

 

 

겉모습만 힐끗 보고 싫어하면 안 되느니

예전에는 긍정으로 나라 상징 삼았는데

사람이 제 눈에 따라 이리저리 휘두르지.

 

그 목소리 흉하다고 흉보는 이 있더라도

귀를 열고 듣노라면 가옥가옥들리건만

마음에 때가 묻으니 노래마저 울음 같아.

 

썩은 고기 볼 때마다 까마귀의 밥이라니

새 중에서 왕이라는 독수리는 무얼 먹나,

함부로 말하지 마라, 남의 삶을 모르면서.

 

반만 하얀 어느 새엔 너그럽게 굴면서도

너에게는 집도 없다 만날 때면 손가락질

둥지야 깊은 숲에서 모두 모여 짓는단다.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