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안고 피어나는 달맞이꽃
김 재 황
맑고도 어여쁘게 이슬들을 잎에 달고
달빛 내린 자리에서 꽃으로 피어난 그대
아무도 막지 못한다 치마 끄는 그리움을.
-졸시 ‘달맞이꽃’
달맞이꽃은 일명 ‘월견초’(月見草) ‘야래향’(夜來香) ‘월하향’(月下香) 등으로 부른다. 바라보면 그리움을 샘솟게 하는 누님 같은 꽃. 꽃말은 ‘소원’과 ‘기다림’이고, 남미의 칠레가 그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바늘꽃과에 딸린 두해살이풀이다. 잎은 어긋맞게 나고 길둥근 모양이며 잎의 가장자리에 톱니를 보인다. 여름에 크고 노란 꽃을 피운다. 이제는 화단에서도 종종 만나기에 화초 속에 넣었다.
옛날, 한 호수 가에 님프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하늘의 별들을 사랑했는데, 밤마다 호수 가에 모여앉아 하늘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별들의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러나 한 님프만은 그들과 어울리지를 않고 늘 혼자 깊은 시름에 젖어 있었다. 왜냐 하면, 그녀는 별을 사랑하지 않고 달을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별이 싫다. 하늘의 별이 모두 없어지고 달만 뜨면 좋겠다.”
그 님프가 무심코 한 말을 다른 님프가 듣고는, 당장에 주피터 신에게 모두 일러바쳤다. 그 말을 들은 주피터 신은 화가 크게 났다.
“무엇이라고? 내가 사랑하는 별들이 없어져 버려야 좋겠다고?”
주피터 신은 그 님프를 별도 없고 달도 뜨지 않는 먼 곳으로 쫒아내고 말았다. 그 사살을 알고, 달의 신 ‘다이아나’가 그 님프를 찾아 나섰다. 하지만 주피터 신이 구름으로 가리고 비를 내리는 바람에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는 동안에, 달을 사랑한 그 님프는, 달을 보지 못하는 슬픔을 견디다 못하여 점점 여위어 가서 결국은 숨을 거두었다. 그 후에 달의 신 ‘다이아나’가 그 시신을 거두어서 양지 바른 자리에 묻어 주었다.
얼마의 세월이 흐르고 나자, 주피터 신은 달의 신 ‘다이아나’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님프의 영혼을, 밤에 피어나서 달을 바라볼 수 있도록 달맞이꽃으로 만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