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

화초10

시조시인 2005. 10. 21. 07:25

 

                                         뜨거운 사랑을 보이는 샐비어


                                                      김 재 황


                                    저녁놀 지는 빛에 고향 생각 아득하고

                                    단풍 잎 물든 빛에 친구 생각 아련한데

                                    핏빛을 머금은 꽃에 내 임 생각 삼삼해.

                                                                      -졸시 ‘샐비어’


 샐비어(Salvia)는 일명 ‘깨꽃’ ‘비의초’(緋衣草)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영국명으로는 ‘세이지’(Sage)이다. 불이 타오르는 듯이 피어나는 그 꽃이 정열적인 모습을 보인다. 꽃말은 ‘불붙는 사랑’. 브라질이 그 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꿀풀과에 딸린 한해 또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달걀 모양이며,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서 입술처럼 생긴 꽃을 붉게 피운다. 열대와 온대에 5백 여 종이 분포한다는데, 지중해 연안에 있던 원종은 약이나 향료로 사용하였다. 밤과 낮의 기온차가 심한 곳에서는 꽃빛깔이 더욱 선명해진다.

 옛날, 사랑하는 남녀가 꽃밭에 앉아서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남자가 밝은 꽃을 피우고 있는 샐비어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잎으로 이를 닦으면 하얗게 빛난다고 하지?”

 남자는 샐비어 잎 하나를 따서 입에다가 넣고 이를 닦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지 얼마 안 되어, 그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여자가 놀라서 쓰러진 남자를 부둥켜안았지만, 그는 입에서 샐비어 꽃처럼 붉은 피를 토하고는 그대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 일이 있자, 여자가 남자를 독살했다는 소문이 온 동네에 퍼졌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만 해도 슬픈 일인데, 그를 자기가 죽였다고 하니 정말로 기가 막혔다.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내가 죽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하지?’

 여자는 그가 샐비어 잎으로 이를 닦다가 죽은 것을 생각해 내고, 그녀는 그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샐비어가 있는 꽃밭으로 동네 사람들을 인도했다.

 “자, 이제부터 똑똑히 보십시오. 그는 이 샐비어 잎 때문에 죽었습니다.”

 여자는 샐비어 잎 하나를 따서 자기의 입 속에 넣고는 이를 닦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지 얼마 안 되어, 그녀 역시 입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저 샐비어 속에 독이 들어 있는 게 틀림없어.”

 마을 사람들은 여자를 병원으로 옮기는 한편, 그 샐비어의 뿌리 쪽을 파 보았다. 그랬더니 땅 속에는 독을 지닌 커다란 두꺼비 한 마리가 엎드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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