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419

李白은 詠詩於廬山하고/ 신 지

49. 李白은 詠詩於廬山하고/ 신 지 [원문] 李白은 詠詩於廬山하고 巢父난 洗耳於潁水로다 사람이 古今인들 志趣야 다를너냐 우리도 潁水廬山에 한무리 되오리라. [역본] 이백은 시를 짓고 허유는 귀를 씻고 사람이 옛과 지금 뜻과 취미 다르겠나 우리도 영수 여산에 한 무리가 되겠다. [감상] 신지(申墀 1706~ 1780)는 영조와 정조 때의 문인이다. 자(字)는 ‘백첨’(伯瞻)이고 호(號)는 ‘반구옹’(伴鷗翁)이라고 한다. 여러 차례 과거에 응시했으나 번번이 낙방하고, 말년에 고향으로 내려가서 ‘반구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여생을 보냈다고 전한다. 그의 문집인 ‘반구옹유사’(伴鷗翁遺事)에 시조 14수가 있다. 출전이 거기다. 이백은 안록산의 난을 피하여 여산에 숨어서 많은 시를 지었는데, 그 사실을 여기 인용..

侍下쩍 져근 고을/ 신헌조

48. 侍下쩍 져근 고을/ 신헌조 [원본] 侍下쩍 져근 고을 專城孝養不足더니 오늘날 一道方伯 나 혼자 누리는고 三時로 食前方丈에 목 매치여 하노라. [역본] 부모 밑 벼슬일 땐 모자라도 모셨는데 이제는 관찰사로 나만 홀로 누리는가 세 끼니 차린 밥상에 목 메이듯 아쉽다. [감상] 신헌조(申獻朝 1752~ 1807)는 조선 정조와 순조 때의 문신이다. 본관은 평산(平山)인데, 자(字)는 ‘여가’(汝可)이고 호(號)는 ‘죽취당’(竹醉堂)이라고 한다. 정조 4년(1780년) 경자 식년시에 합격하였고, 정조 13년(1789년) 기유 알성시 갑과를 장원으로 급제하였다고 한다. 40세에 수찬으로 홍낙안을 치죄하라고 상소했고, 전라도 도사로 났다가 이듬해에 암행어사가 되었다. 44세에 대사간이 되었으며, 46세에 승..

시져리 하 슈상하이/ 장경세

47. 시져리 하 슈상하이/ 장경세 [원본] 시져리 하 슈상하이 마음을 둘대 업다 喬木도 녜 갓고 世臣도 가자시되 議論이 여긔져긔하니 그를 몰나 하노라. [역본] 이 때가 심상찮아 마음을 둘 곳 없다 중신들도 예전 같고 신하들도 갖췄지만 분쟁이 아니 끊이니 그걸 알지 못한다. [감상] 장경세(張經世 1547~ 1615)는 조선 중기의 문장가이다. 본관은 흥성(興城), 자(字)는 ‘겸선’(兼善)이고 호(號)는 ‘사촌’(沙村)이다. 1589년 증광문과(增廣文科)에 병과로 급제하고 몇 벼슬자리를 거친 뒤에, 1602년 노모를 모시기 위하여 금구현령을 자청하였으며 그 이듬해에 벼슬을 그만두고 시문을 즐기며 여생을 보냈다. 초장에서 ‘시져리’는 ‘시절이’라는 뜻. ‘하 수상하다’는 말은 ‘참 심상찮다’는 뜻이라고..

時節도 저러하니/ 이 항 복

46. 時節도 저러하니/ 이 항 복 [원본] 時節도 저러하니 人事도 이러하다 이러하거니 어이져러 아닐소냐 아런쟈 저런쟈 하니 한슘겨워 하노라. [역본] 때마저 저러하니 사람 일도 이러하다 이것이 이러하니 저것 저리 아니한가 하느니 이런 저런 자 한심스런 일이다. [감상] 이항복(李恒福 1556~ 1618)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다. 자(字)는 ‘자상’(子常)이고 호(號)는 ‘필운’(弼雲) ‘백사’(白沙) ‘동강’(東岡) 등이라고 한다. 오성부원군(鰲城府院君)에 봉군된 ‘오성 대감’이다. 1580년 알성문과에 급제하여 여러 관작을 역임하고 1600년 영의정이 되었다. 흔히 이덕형과 함께 ‘오성과 한음’으로 알려진 조선 최고의 개그 콤비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오성’은 이항복의 호는 아니다. 봉호인 ‘오성부원..

田園의 밧츨 갈고/ 작가 미상

45. 田園의 밧츨 갈고/ 작가 미상 [원본] 田園의 밧츨 갈고 달을 띄고 도라오니 稚子는 문에 맛고 노처는 술을 든네 아마도 農村 흥미지락은 이 뿐인가 (하노라) [역본] 들에서 밭을 갈고 달 띄우고 돌아오니 어린애는 문에 맞고 늙은 처는 술 거르네 아마도 농촌 재미는 이뿐인가 한단다. [감상] 이 시조는 ‘잡지 평주본 440’에 수록되어 있다. ‘전원’은 ‘들’이라고 풀고, ‘치자’는 ‘어린 아이’를 가리킨다. 이 적품에서 어렵다면 ‘술을 듣네’가 아닐까 하는데, 이는 ‘술을 듣네’ 또는 ‘술을 거르네’ 등의 의미라고 한다. 초장을 본다. 이 시조를 지은 사람이 누구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그렇다. 농부다. 들에서 달이 돋을 때쯤에야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게 바로 농부의 일상이다. 얼마나 힘..

玉燈에 불이 발고/ 작가 미상

44. 玉燈에 불이 발고/ 작가 미상 [원본] 玉燈에 불이 발고 金爐에 香내 나네 芙蓉 깁흔 장에 혼자 깨여 생각더니 窓 밧게 曳履聲 나니 가슴 금즉 하여라. [역본] 옥 등잔에 불이 밝고 금 향로에 향이 나네 부용꽃 깊은 방장 홀로 깨어 생각더니 창 밖에 신 끈 소리가 내 가슴을 뛰게 한다. [감상] 이 작품은 가곡원류 국악원본 787과 가곡원류 규장각본 786 등에 수록되어 있다. ‘옥등’은 ‘옥으로 장식한 등잔’인데, 등잔을 아름답게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금로’는 ‘금으로 장식한 향로’이다. ‘부용’은 ‘부용장’을 말하는데, ‘부용을 그리거나 수놓은 방장(房帳)’을 가리킨다. ‘예리성’은 ‘신발 끄는 소리’이다. 초장을 본다. 등잔과 향로가 등장한다. 등잔은 눈으로 느끼는 감각을 나타내고 향로는..

玉도치 돌도치 니 믜듸던지/ 작가 미상

43. 玉도치 돌도치 니 믜듸던지/ 작가 미상 [원본] 玉도치 돌도치 니 믜듸던지 月中 桂樹나 남기 니시위도다 광한전 뒷 뫼혜 잔다복솔 서리어든 아니 어득 져못하랴 이 달이 기믜곳 업스면 님 뵈온 듯 하여라. [역본] 도끼 이가 무디던지 달 중 계수 이어졌네 항아 궁전 그 다복솔 엉켰으니 안 어둘까 이 달이 기미 없으면 임을 본 듯 여기리. [감상] 이 작품은 악학습령 854와 해동가요 일석본 582에 수록되어 있다. ‘옥도치’나 ‘돌도치’나 모두 도끼다. 그래서 합하여 그냥 ‘도끼’라고 했다. ‘니 믜듸던지’는 ‘이가 무디던지’라는 뜻이다. ‘월중계수’는 ‘달 가운데 있는 계수나무’를 가리킨다. 그리고 ‘남기 니시위도다’는 ‘나무가 이어졌구나’라는 의미이다. ‘니시다’는 ‘이어지다’의 옛말이라고 한다...

어져 네로고나/ 작가 미상

42. 어져 네로고나/ 작가 미상 [원본] 어져 네로고나 날 소기든 네로구나 셩한 날 病드리고 날 소기든 네로고나 아마도 널로 든 病은 네 고칠가 하노라. [역본] 옳거니 너로구나 날 속이던 너로구나 멀쩡한 날 앓게 하고 날 속이던 너로구나 아마도 너로 든 병은 네가 낫게 하리라. [감상] 이 작품은 악학습령(樂學拾零) 762와 영언류초(永言類抄) 161에 수록되어 있다. ‘어져’는 ‘아’ 또는 ‘어’의 뜻인데 나는 흥을 살라기 위해서 ‘옳거니’라고 했다. ‘셩한 날’은 ‘성한 나를’이라는 뜻인데, ‘멀쩡한 나를’이라고도 풀이한다. 이는 ‘물건이 본디 모습대로 멀쩡하다.’라든가 ‘몸에 병이나 탈이 없다.’ 등의 의미로 쓰인다. 초장을 본다.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 것인가? ‘너로구나, 날 속이던 너로..

오날도 됴흔 날이오/ 작가 미상

41. 오날도 됴흔 날이오/ 작가 미상 [원본] 오날도 됴흔 날이오 이곳도 됴흔 곳이 됴흔 날 됴흔 곳에 됴흔 사람 만나이셔 됴흔 술 됴흔 안주에 됴히 놀미 됴해라. [역본] 오늘도 좋은 날에 이곳 또한 좋은 곳이 좋은 날 좋은 곳에 좋은 사람 만나고서 좋은 술 좋은 안주에 좋이 놂이 좋아라. [감상] 이 작품은 ‘청구영언 진본 460’과 ‘고금가곡 165에 수록되어 있다. 초장을 보면 오늘이라는 때가 좋고 ’이곳‘이라는 장소도 좋다. 한 마디로 말해서 때와 장소가 좋다는 뜻이다. 그러면 그 다음에 갖추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 내용이 중장에 있다. 그렇다. 때와 장소가 좋으면 그 다음에 갖추어야 하는 것은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좋은 대와 좋은 장소, 그리고 좋은 사람을 만났으니 이제는 무얼 ..

녯적의 이러하면/ 작가 미상

40. 녯적의 이러하면/ 작가 미상 [원본] 녯적의 이러하면 이 形容이 나마실가 愁心이 실이 되야 구뷔구뷔 매쳐이셔 아모리 프로려하되 긋 간대를 몰내라. [역본] 옛적에 이러하면 이 모습이 남았을까 큰 근심이 실이 되어 굽이굽이 맺혀 있어 아무리 풀으려 해도 끝 간 데를 모른다. [감상] 이 작품은 ‘청구영언 진본 395’를 비롯하여 여러 곳에 수록되어 있다. 작품에서 ‘녓적에’는 ‘옛적에’ 또는 ‘옛날에’라는 뜻이다. ‘형용’은 ‘사물의 생긴 모양’ ‘사람의 생김새나 모습’ 등을 나타낸다. ‘수심’은 ‘매우 근심함’이다. 초장을 본다. 밑도 끝도 없이 ‘옛적에 이러하면’이라고 했다. 그게 무얼까. 그리고 ‘이 모습이 남아 있지 못했을 것’을 말하니, 지금의 상황이 아주 나쁘다는 느낌이 든다. 중장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