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조 30편) 8. 호접란 호접란 김 재 황 네가 태어난 곳으로 다시 가기를 꿈꾸며 너와 가장 닮은 정이 흐르는 언덕을 넘어 기억의 연분홍 나비가 긴 꽃대로 날아온다. 너는 거짓을 버리고 젊게 살려고 하지만 네 슬픔을 키워 가는 저 산 너머의 바람들 더 곱게 수줍은 꽃잎이 빈 날개를 펼친다. 시조 2009.06.30
(다시 시 30편) 5. 기다리는 오두막집 기다리는 오두막집 김 재 황 날이 저물고 사방이 어두워졌으니 쉴 곳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간절하게 올리는 기도 속에서 어둠 저 편에 오솔길이 나타나고 그 끝에 작은 불빛 한 점이 반짝인다. 간 적 없었어도 작은 오두막집 지친 나그네를 기다리고 있으리니, 낡은 쪽마루에 그분이 앉�� 계시리.. 시 2009.05.21
(자선시조 30편) 16. 녹차 한 잔 마시며 녹차 한 잔 마시며 김 재 황 따르는 물소리로 저 먼 얘기 담겨 오면 마른 잎에 잠들었던 푸른 향기 깨어나고 김 서린 찻잔의 둘레로 젊은 꿈이 돌아온다. 입술을 살짝 대니 대번에 열리는 봄빛 가라앉은 마음속에 숲이 일어나 웃는다. 눈감고 한 모금 마시면 더워지는 고향 언덕. 시조 2008.11.12
(자선시조 30편) 14. 사막을 걸으며 사막을 걸으며 김 재 황 돌덩이가 부서져서 한껏 고움을 이뤘나 정녕 그 단단함이 저리 부드럽게 됐나 풍화의 긴 손놀림을 내 눈으로 확인한다. 바람이 크게 불면 눈앞에 생기는 언덕 나 혼자 오르기는 엄두가 너무 안 나고 걸음이 어려운 만큼 신기루는 쉽게 뜬다. 목마른 이곳에도 푸른 목숨이 사느.. 시조 2008.11.10
(자선시 30편) 9. 달빛 아래에서 달빛 아래에서 김 재 황 금강산과 손이 닿아 있는 성대리 언덕으로 달빛이 너무 많이 쏟아져서 길이 끊겼다. 어둠을 밟고 걸어가야 할 이 땅의 바쁜 사람들 우거진 풀숲처럼 서로 얽히어서 얕은 잠에 빠질 때 그는 달빛 아래에서 꽃을 빚으려고 몸을 살랐다. 길을 이으려고 시를 썼다. 시 2008.10.04
(자선시 30편) 5. 낙성대 낙성대 김 재 황 사당동에서 까치고개를 오른 후, 바라보면 알 수 있다. 어두운 하늘에서 별 하나 떨어져서 꽃다운 한 목숨 피어난 곳 거센 바람 앞에 촛불 같던 옛 나라 작은 몸 크게 나서서 굳게 지키고 그 숨결 머물러 아직도 뿌리고 있는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보아라. 천 년 .. 시 2008.09.30
일하는 손을 위하여 조선소나무 같은 김 재 황 어둠이 열리기가 무섭게 아흔을 훌쩍 넘기신 할머니의 장작 패시는 소리가 고요를 깨뜨린다 잡숫는 것이라야 고작 물만밥에 된장찌개가 전부, 아직도 날마다 산에서 주운 땔나무 한 짐 지고 오셔서 아궁이에 불을 지펴 밥을 지으신다 좀 쉬시라고 아들 딸 며느리 손자 증손.. 빛을 향하여 2006.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