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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이 머다하나/ 작가 미상

384. 갈길이 머다하나/ 작가 미상 [원본] 갈길이 머다하나 져 재 너머 내집이라 細路松林의 달이 조차 더다 온다 갓득이 글먹는 나귀를 모라 무슴하리. [역본] 갈 길이 멀다 하나 고개 너머 내집이다 그 솔숲 좁은 길에 달이 또한 돋는구나 제대로 못 먹인 당나귀 몰아 가서 되겠냐. [감상] 초장을 본다. 어디 먼 곳을 다녀오고 있는 중인가 보다. 갈 길이 멀다고 여겨서 일찍부터 서둘러 온 것 같은데, 이제는 고개 너머에 작가의 집이 있단다. 이는, 자기 집에 거의 도달했다는 뜻을 지닌다. 참 많이도 걸었겠으므로 피곤할 때도 되었다. 하자먼 집이 가까워졌다는 생각에 새로 힘도 솟았을 것 같다. 중장을 본다. ‘세로송림’은 ‘소나무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말한다. 그래서 나는 ‘그 솔숲 좁은 길에’라고 ..

재너머 成勸農집의/ 정 철

383. 재너머 成勸農집의/ 정 철 [원본] 재너머 成勸農집의 술닉닷말 어제 듯고 누은 쇼 발로 박차 언치 노하 지즐타고 아해야 네 勸農 겨시냐 鄭座首 왓다 하여라. [역본] 고개 너머 권농 집에 술 익었단 말을 어제 누운 소 일으켜서 털 헝겊만 눌러 타고 아이야 네 어른 계시냐 내가 왔다 하여라. [감상] 정철(鄭澈 1536~ 1593)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며 문신이다. 본관은 연일(延日), 자(字)는 ‘계함’(季涵)이고 호(號)는 ‘송강’(松江)이다. 1561년에 진사시에 1등을 하고 이듬해에는 문과 별시에 장원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다. 여러 관직을 지내고, 45세 때에 강원도관찰사가 되었을 때 가사문학의 대가로서의 기질을 발휘했다고 한다. 그 후 55세 때는 좌의정에 올랐고 인성부원군(寅城府院君)에..

대우해 심근 느티/ 정 철

382. 대우해 심근 느티/ 정 철 [원본] 대우해 심근 느티 몃해나 자란난고 씨디여난 휘초리 저거티 늙도록애 그제야 또 한잔 자바 다시 獻壽 하리라. [역본] 높이 심은 느티나무, 몇 해나 자랐을까 씨 뿌려 난 나뭇가지 저와 같이 살도록 해 그때야 또 한 잔 잡아 장수 술잔 올리리. [감상] 정철(鄭澈 1536~ 1593)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며 문신이다. 본관은 연일(延日), 자(字)는 ‘계함’(季涵)이고 호(號)는 ‘송강’(松江)이다. 1561년에 진사시에 1등을 하고 이듬해에는 문과 별시에 장원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다. 여러 관직을 지내고, 45세 때에 강원도관찰사가 되었을 때 가사문학의 대가로서의 기질을 발휘했다고 한다. 그 후 55세 때는 좌의정에 올랐고 인성부원군(寅城府院君)에 봉하여졌다. ..

경기도 광주 곤지암에서/ 김 재 황

[서호납줄갱이를 찾아서] 편 경기도 광주 곤지암에서 김 재 황 떠나지 못하도록 산은 앞에 엎드리고 속삭임을 감추느라 옆 개울은 느린 걸음 무작정 꿈 송이들이 벌판 위로 내린다. 그냥 웃음 머금다가 그저 눈을 붉히다가 마음 온통 뒤집어서 아주 털어 보이다가 나중엔 어린애처럼 벌거벗고 나선다. 오래도록 참느라고 굳어 버린 표정인데 청자 빛 고향 하늘 안고 살던 그 세월이 다시금 출렁이더니 흰 소식을 쏟는다. (2009년)

오늘의 시조 2024.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