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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曲은 어드매오/ 이 이

387. 一曲은 어드매오/ 이 이 [원본] 一曲은 어드매오 冠岩에 해 비쵠다 平蕪에 내 거드니 遠山이 그림이로다 松間에 綠罇을 노코 벗오난양 보노라. [역본] 첫째 경치 어디인가 갓바위에 해 비친다 찹초 들이 안개 걷자 저 먼 산은 그림 같다 숲 새에 술독을 놓고 벗이 오나 보겠다. [감상] 이이(李珥 1536~ 1584)는 조선 중기의 추앙받는 학자이다. 자(字)는 ‘숙헌’(叔獻)이고 호(號)는 ‘율곡’(栗谷) ‘석담’(石潭) ‘우재’(愚齋) 등이라고 한다. 즉, 신사임당의 아들이다. 1564년 신년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하기까지 모두 9번이나 장원을 하였고, 좌랑이나 지평 등을 지내고 서장관으로 명나라에 다녀왔으며 1582년부터 판서 등을 역임하고 일단 사직했다가 그 후에 다시 부사와 이조판서에 임명되었..

靑山은 내 뜻이오/ 황 진 이

386. 靑山은 내 뜻이오/ 황 진 이 [원본] 靑山은 내 뜻이오 綠水난 님의 情이 綠水 흘러간들 靑山이야 變할손가 綠水도 靑山 못니저 우러 예어 가난고. [역본] 푸른 산은 내 뜻이요 초록 물은 임의 정이 초록 물 흘러가도 푸른 산이 바뀔 건가 그 물도 이 산 못 잊어 긴 울음을 끄느냐. [감상] 황진이(黃眞伊)는 생몰 연대가 확실하지 않다. 조선 중기의 시인이자 기녀로 중종과 명종 때에 활동했다고 한다. 다른 이름은 ‘진이’(珍伊) 또는 ‘진랑’(眞娘)이고, 기생 이름은 ‘명월’(明月)이다. 시와 그림 외에 춤도 잘 추었고 학문도 뛰어났다. 초장을 본다. ‘청산’은 글자 그대로 ‘푸른 산’인데, 황진이 자신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 반면에 ‘녹수’는 ‘초록 물’인데, ‘임의 정’을 가리키고 있다...

갈 때난 靑山이려니/ 작가 미상

385. 갈 때난 靑山이려니/ 작가 미상 [원본] 갈 때난 靑山이려니 올 때 보니 黃山이로다 산천도 변하거든 낸들 아니 늙을쇼냐 두어라 저리 될 人生이니 아니 놀고 어이리. [역본] 갈 때는 여름 산이 올 때 보니 이 가을 산 산과 내도 바뀌는데 나만 어찌 안 늙을까 저리 될 우리 삶이니 아니 놀면 어찌 할까. [감상] 초장을 본다. ‘청산’은 ‘푸른 산’인데, ‘여름 산’을 가리키고, ‘젊음’을 나타낸다. 그 반면에 ‘황산’은 ‘누른 산’이고 ‘가을 산’을 가리키며 ‘늙음’을 나타낸다. 떠날 때는 ‘푸른 산’을 보고 떠났는데 돌아오면서 보니 그 산이 ‘누른 산’으로 변해 있었다. 그만큼 세월이 흘렀음을 가슴으로 슬퍼하고 있음을 알겠다. 산이라는 게 우리에게 믿음을 주고 있는 존재인데 그리 변한 모습이 ..

선유도 망주봉 오르다/ 김 재 황

[서호 납줄갱이를 찾아서] 편 선유도 망주봉 오르다 김 재 황 파랗게 그린 그것, 아직 알지 못하여도 겨우 앞만 바라보고 바윗등을 오르는데 외줄에 이 몸뚱이가 왜 이렇게 무거운지. 가쁜 숨 몰아쉬며 봉우리에 올라서니 앞바다에 작은 섬들 쓰린 귀를 열고 있네, 먼 하늘 속삭임 소리 간지럽게 이르는 듯. 비로소 알 것 같다, 가야 할 바로 그곳 지는 해를 옆에 끼고 비탈길을 내려올 때 중턱쯤 나무 한 그루 선뜻 손을 내민다. (2009년)

오늘의 시조 2024.04.10